'이레이저헤드(Eraserhead)'에 이은 데이비드 린치의 두 번째 연출작.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전무후무한 기형인간이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깨끗한 영혼으로 여러 사람에게 울림을 줬던 조지프 메릭(1862~1890)의 삶을 따뜻하게 그렸다. '컬트의 제왕' 린치를 좋아하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대중적 화법의 드라마다.
19세기 런던, 엘리펀트 맨이라고 불리는 사내가 있다. 희귀병으로 온몸이 변형됐다. 공식 병명은 다발성 신경섬유종증. 머리통은 일그러졌고, 이마에는 큰 혹이 있으며, 입술은 말려 올라갔고, 입 위로 뼈가 튀어나왔다. 오른팔은 기괴하게 부풀어 움직일 수 없으며, 등과 엉덩이에는 수많은 혹이 있다.
그는 서커스단의 구경거리다. 이름은 존 메릭(존 허트). 처음 보는 사람은 모두 비명을 지르는 탓에 엘리펀트맨은 항상 자루를 뒤집어쓰고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외과의사 프레드릭(안소니 홉킨스)이 서커스단을 찾는다. 프레드릭은 단순히 외과적으로 흥미를 느끼고 존을 병원으로 데리고 돌아오지만, 곧 전심전력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존의 깨끗한 영혼에 반했기 때문이었다. 원제 The Elephant Man. 125분. 1980년. 15세 이상관람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