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김병현도 우리 팀 보겠네."
라쿠텐이 김병현을 영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삼성 관계자의 첫 반응이었다. 지난해 11월말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이승엽이 오릭스와 계약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있던 삼성 운영팀 관계자는 "잘 됐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오릭스와 2월19일에 연습경기가 잡혀있다"고 말했었다.
삼성의 오키나와 전훈캠프가 '일본 해외파 선수 정류장'이 될 전망이다. 일본야구기구(NPB)가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는 한국, 일본 팀들간 연습경기에 리그 명칭을 붙이겠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만큼 교류가 잦아졌기 때문인데, 삼성이 그 중심 역할을 하게 됐다.
우선 삼성은 2월17일 야쿠르트 전훈 베이스캠프인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갖는다. 야쿠르트 임창용이 옛 후배들과 만나게 된다. 나름 의미가 있는 경기다. 지난해 2월18일 삼성은 같은 장소에서 야쿠르트를 상대로 3대0으로 승리했다. 당시 삼성 윤성환 권오준 김효남 김현우 이우선 등이 팀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연습경기인데, 뭘" 하면서 웃고 넘겼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일본 취재진이 분주해진 날이었다.
2월19일엔 박찬호와 이승엽이 속한 오릭스가 삼성 베이스캠프인 아카마구장을 방문한다. 이승엽이 친정팀 투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치르는 건 2005년 11월 코나미컵 이후 5년여만의 일이다. 특히 박찬호가 그날 등판한다면 굉장히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그와 대결하는 삼성의 젊은 타자들은 엄청난 경험을 하는 셈이다.
김병현이 속한 라쿠텐은 2월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아마카구장에서 삼성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김병현이 몸을 어느 정도 만들어놓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통상적으로는 그 시점이면 80~90%의 상태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즉 김병현도 이틀 동안 1이닝 정도는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속칭 '오키나와 리그'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 건 야구장 덕분이다. 삼성의 베이스캠프인 아카마구장은 일본 팀들도 탐낼 만큼 시설이 좋은 편이다. 오릭스와 라쿠텐 모두 오키나와 본섬에 베이스캠프가 없는 팀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삼성과 접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삼성은 일본의 한국인선수 가운데 김태균(지바 롯데), 이범호(소프트뱅크)를 제외한 4명을 모두 한차례 이상 만나게 됐다. 삼성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전망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 삼성 오키나와 전훈캠프 연습경기 일정
=날짜=상대=구장=
=2월13일=니혼햄=나고=
=2월14일=LG=아카마=
=2월17일=야쿠르트=우라소에=
=2월19일=오릭스=아카마=
=2월20일=한화=아카마=
=2월22일=라쿠텐=아카마=
=2월23일=라쿠텐=아카마=
=2월24일=니혼햄=나고=
=2월26일=SK=아카마=
=2월28일=요코하마=기노완=
=3월2일=한화=아카마=
=3월3일=SK=아카마=
=3월4일=LG=아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