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차를 집대성한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쓰는 등 조선시대 차(茶)문화를 중흥시킨 초의(草衣) 선사(1786~1866)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화봉갤러리(대표 여승구)에서 30일 개막하는 《명선(茗禪) 초의전(草衣展)》은 초의 선사의 차와 시, 학문 세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140여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명선'은 평생 초의 선사와 교유했던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초의가 만든 차를 극찬하며 지어준 초의의 호(號)이다.
전시회는 사승(師承), 교유(交遊), 시(詩), 다(茶), 학(學)의 5가지 주제로 꾸며졌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유'이다. 초의가 추사에게 보낸 첫 편지가 먼저 눈길을 끈다.
'삼가 두 번 절하고 소봉래(小蓬萊·추사의 또 다른 아호) 선생께 글을 올립니다.(중략) 시야가 넓고 훌륭한 분들이 비천한 사람을 욕되다 여기지 않고 함께 어울릴 줄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초의는 편지에서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이야기하면서 교유를 허락한 추사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초의가 소장했던 서적 목록을 기록한 '일지암서책목록'은 그의 학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그밖에 초의의 친필 자료들과 각계 인물들이 초의에게 보낸 40여점의 편지들도 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3일까지. 입장료 일반 1만원, 학생 5000원. (02)737-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