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부대 앞바다로 검은색 고무보트 한 대가 물살을 가르며 나아갔다. 보트에 몸을 붙인 군인 7명의 머리 위로 쉴 새 없이 바닷물이 퍼부어졌지만, 군인들의 총구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보트가 인근 섬 해안 300야드(약 274m) 근방에 이르자, 군인들은 총과 40㎏ 군장을 메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어 섬까지 헤엄쳐갔다. 뭍에 도착한 군인들은 낮은 자세로 뛰어가며 순식간에 해안을 점령했다.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바닷가에서 총과 40㎏ 군장을 멘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대원들이 차가운 겨울 바다를 헤치며 해안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유디티/실(UDT/SEAL)'은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다. 'UDT'는 부대 창설 초기 주 임무였던 '수중파괴(underwater demolition)'를 뜻하고, 'SEAL'은 해상(Sea)·공중(Air)·해안(Land) 등에서 전천후 작전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21일 '아덴만 여명작전' 때 삼호주얼리호에 올라 소말리아 해적을 제압하고 선원 21명을 구출한 대원들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청해부대에 파병됐다.

이날 오전 대원 80여명이 훈련 전 '몸풀기'를 하며 '아야' 하고 외친 구호와 군가가 부대와 인근 야산에 쩌렁쩌렁 울렸다. 매일 훈련 전 '몸풀기'가 팔굽혀펴기, 스트레칭 등 54가지 동작으로 구성된 'UDT 체조'와 5㎞ 구보다.

체조와 구보가 끝나자 5명이 폭발물 처리팀을 구성해 훈련을 시작했다. 4명의 대원이 1명의 대원에게 황토색 방폭복(防爆服)을 입히고 헬멧을 씌웠다. 방탄물질을 휘감은 방폭복은 무게가 8㎏에 이르지만, 방폭복을 입은 대원은 가볍게 폭발물에 다가가 엑스레이판을 대고 내부를 촬영했다. 다른 대원들은 촬영사진을 분석하고 500mL 물병에 폭약을 담아 폭발물 특정 부위에 설치했다. "폭파!"라는 명령과 함께 거대한 굉음이 지축을 울렸다. 진짜 폭발물인데도 대원들은 침착했다. 대원들은 "폭약을 몸에 지니고 폭발물을 제압하는 훈련은 육상은 물론 수중에서도 한다"며 "거의 매일 하는 훈련이라 무서울 것 없다"고 했다.

'UDT/SEAL' 휘장을 가슴에 달기까지 대원들은 더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야 한다. 138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훈련하는 '지옥 주(週)'는 대원들이 꼽는 '가장 힘든 훈련'이다. 대원들은 이 기간에 낮에는 보트를 머리에 이고 산을 오르고, 밤에는 보트를 타고 해상기동훈련을 한다. 헛것과 환청은 물론이고 이동 순간의 기억이 사라져 '순간 이동을 한 것'처럼 느끼는 것은 기본이라 했다. 약간의 식수만 준 채 1주일간 무인도에 넣어놓는 '생식 주'도 대원들에게는 악명 높은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이겨내고도 일주일에 서너 번씩 실전 대비 훈련을 하는 이들에게는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이 있었다. 유영호 중위(27)는 "'불가능을 해내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대원들"이라며 "그 어떤 작전이라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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