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래(수원)는 소리없이 강한 남자다. 무소음 진공 청소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정우의 바통을 이어받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상대 선수들을 하나씩 치우고 있다.

활동량이 엄청나다. 23일(한국시각) 이란전에서 양팀 선수 중 가장 많은 14.69㎞를 뛰었다. 이란의 예봉을 차단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아시안컵 조직위원회는 '에너자이저'같은 이용래를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았다. 부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선물로 받았다.

그라운드에서 언제나 굳은 표정을 짓는 이용래는 "얼마 전에 같은 제품으로 스마트폰 샀는데 괜히 샀네"하면서 그제서야 멋쩍은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제가 제일 많이 뛰었어요"라고 되물은 이용래는 "오늘 축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힘든 날이었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연장까지 뛰어서 정말 힘들었다. 항상 풀타임 뛰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많이 뛰어서 기분은 정말 좋다"고 했다.

이용래는 4강 상대가 일본이 된데 대해 "그동안 한-일전 뛰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대학 시절 연세대와의 정기전에 나가봐서 라이벌전의 분위기와 의미는 잘 안다(이용래는 고려대 2005학번)"며 한-일전 승리를 다짐했다.

도하(카타르)=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