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양성'에서 갑순이 역할을 연기하는 선우선. 강인한 고구려 여인이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봉술, 검술은 물론이고 쌍절곤까지 자신있어요!"

가냘파 보이는 선우선은 알고보니 태권도는 물론 봉술, 검술, 쌍절곤까지 연마한 '준비된 액션 스타'였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올해 구정에는 또 한 명의 액션스타 여배우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영화 '평양성'의 홍일점 갑순이 역의 선우선이 숨겨뒀던 '무공'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태권도 공인 4단에, 액션스쿨에서 다진 다채로운 무술 실력을 뽐낼 절호의 기회다. '평양성' 개봉을 앞두고 만난 선우선은 화면에서보다 한층 더 홀쭉한 모습이었다. "너무 가냘파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선우선은 "조금만 운동해도 근육이 생겨서 우락부락해 보여요. 운동엔 좀 자신이 있거든요"라며 웃었다. 시크한 '차도녀' 역을 주로 해 온 선우선이 실은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지 들어봤다.

▶머리에 피가 맺혀도 몰랐어요

선우선에게 들은 '평양성'의 액션 촬영담은 놀라운 부분이 많았다. 우선 액션 신에서 합을 미리 짜지 않고 즉흥적으로 연기했다는 것. 이것은 선우선이 미리 액션스쿨에서 각종 무술을 연마해 합을 짜지 않고도 그럴듯한 액션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했어요. 그걸 또 롱테이크로 촬영했죠. 정말 몰입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렇게 '진짜처럼' 하다 보니 상대 배우의 칼에 맞아 머리에서 피가 나는데도 다친 줄을 몰랐다고. "전쟁 장면이었는데, 워낙 정신이 없더라고요. 칼에 맞아서 머리에 혹이 났는데, 살도 좀 찢어졌는지 피가 송글송글 맺혔어요. 그런데 전 그렇게 상처가 난 줄 몰랐죠." 대역도 전혀 쓰지 않았다. "100% 저의 리얼 액션이라고 보시면 돼요. 봉술, 검술, 쌍절곤 등등 다 웬만큼 하거든요." '잘못 걸리면 큰일난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거시기' 이문식, 맞을 짓만 해

이문식은 '황산벌'에 이어 '평양성'에서 '군대 두 번 가는' 불쌍한 민초 거시기 역을 맡았다. 그래도 그에게 한 줄기 빛이 있으니 바로 갑순이(선우선)와의 로맨스다. 거시기와 갑순이는 티격태격 사랑다툼 끝에 결국 결혼까지 골인하지만, 선우선에 따르면 그 과정은 녹록찮다고. "결혼하고 나서 신방에서도 액션이 계속돼요." 혼례를 올리고 신방에서 액션이 웬말일까? 선우선은 "개봉 전이니 자세히 설명은 못하지만, 맞을 짓만 하거든요. 보시면 알 거예요"라며 궁금증을 일으켰다. 폭력(?)뿐 아니라 갑순이가 거시기에게 날리는 독설도 수준급이라는 소문인데, 선우선은 "갑순이 캐릭터는 원래 지금의 영화에서보다 더 걸쭉하고 터프한데, 제가 맡고 나서 많이 순화됐어요. 거시기한테는 다행이죠"라며 웃었다.

▶영화에선 시집갔는데….

영화에서는 결혼에 골인했지만 실제 선우선의 결혼은 감감 무소식이다. 선우선도 서른 여섯, 혼기를 꽉 채웠다. 선우선은 "이제 부모님은 제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결혼 이야기는 물어보지도 않으시는데, 주변에서 너무 많이 물어보세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런데, 정말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아무하고나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지를 않아 안타깝다고. 느낌이 통하는 사람만 있다면 빨리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언니가 낳은 조카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조카들을 보면 결혼 생각이 들긴 하는데, '거시기'를 만났듯이 언젠가 저한테도 짝이 나타나겠죠?"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