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용인, 허종호 기자]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쿨하게 병역 의무를 마쳐야 합니다. 그렇지만 많이 두렵기도 하죠".

대한민국 남자라면 꼭 해결해야 하는 병역의 의무.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반응은 '하기 싫다'는 반응이다. 2년이라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지 않기 때문. 이는 운동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2년이라는 시간이 일반인들에게 짧지 않은 것처럼 그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KBL 최장신(221cm)으로서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5번 센터 자리를 지키는 하승진(26, 전주 KCC)도 엄청난 체격이지만 군대에 가야 한다. 따라서 병역 의무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반인들과는 다른 것 때문에 고민이다.

하승진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합법적으로 군면제를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중국과 결승전에 뛰지 못하며 벤치서 팀이 아쉽게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대표팀 동료 이승준은 "승진이가 있었으면 무조건 이겼을 텐데 아쉽다"며 하승진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지난 13일 용인의 KCC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하승진은 "아시안게임은 다 지난 일이다. 어떻게 이야기하든 결과론"이라면서 지난 일에 대해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가장 아쉬운 것은 다른 이들이 아니라 그곳에 있으면서도 뛰지 못했던 하승진이 아니었을까?.

하승진은 병역 의무를 공익근무요원으로 소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 그러나 하승진은 담담하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쿨하게 병역 의무를 마쳐야 하지 않을까요? 굳이 '이것 좀 어떻게 빼야겠다 뭘해야겠다'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그러나 두려운 것은 사실. 하승진은 예전에 이런 말은 한 적이 있다. "저는 경기를 오래 못 뛰면 감각을 너무 많이 잃어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전 조금 심한 편입니다". 코트를 떠나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게 된다면 많은 시간 동안 농구공을 잡지 못하는 것은 사실.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솔직히 많이 두렵기도 하죠. 그렇지만 안가거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라며 미소를 지은 하승진은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하면서 얼마만큼이나 몸 상태를 유지하는지가 숙제가 아닐까요? 공익근무요원 생활 동안 팀에서 많이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하승진은 "일단 공익근무요원을 하더라도 퇴근하면 무조건 농구공을 잡을 겁니다. 열심히 해야죠"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하겠다고 전했다. 하승진의 이러한 각오가 있다면 2년 여의 병역 의무기간도 그의 농구 인생에 장애물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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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