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가 유노윤호-최강창민 2인체제로 돌아왔다. 화려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SMP 장르의 타이틀곡 '왜'로 컴백한 이들은 '칼군무' '제왕의 귀환'이라는 등 극찬을 받고 있다. "솔직히 그동안 힘들었다"는 두 사람은 "팬들이 버팀목이 됐다"며 팬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시크한 블랙 수트를 차려입은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안녕하세요"라고 밝게 인사를 건넸다. 각자 여행을 다니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던 두 사람.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조금은 핼쑥해진 모습이다. 그래도 "시간날때마다 운동을 했다. 나보단 창민이가 몸이 좋은 것 같은데 나도 등은 좋다"며 농담도 던진다. 지난 2009년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세 멤버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요구도 거절한채 법적분쟁을 일으키고 독자행동을 선언한지 꼭 2년 3개월만의 컴백이다. "잘 할 수 있을지 부담도 많이 됐지만 우리를 믿고 기다려준 팬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던 이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질문 1. 땡스투의 동방신기 2막 발언과 '왜' 가사는 JYJ를 겨냥했다? : X

지난 7일 동방신기의 새 앨범이 공개되자 온라인은 발칵 뒤집혔다. '넌 다시 돌아갈 수 없단다. 니가 없다면 난 무너질거라 믿겠지, 예전부터 넌 그건 착각이라고 널 타일렀잖아'라는 등의 타이틀곡 '왜' 가사가 JYJ 세 멤버를 겨냥한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여기에 "동방신기 2막! 지금부터 시작합니다!"라는 유노윤호의 '땡스투' 역시 '그동안의 동방신기를 무시하는 것이냐'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가 같이 적이라고 생각해왔던 것들에 감사를 표한다는거. 이건 아니었잖아 형, 왜그러는거야"라는 시아준수의 트위터도 한 몫했다.

하지만 최강창민은 "노래를 들을때는 자기자신을 상황에 대입시켜서 듣기 마련이다. 우리의 의도는 사랑했던 연인에게 버림받은 남자의 의지와 심정을 담으려던 것인데 받아들이는 분들이 그렇게 해석하신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유노윤호 역시 "이제까지 동방신기가 불렀던 노래 가사는 다 비슷했다"며 해탈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생각해보면 '무너진 가슴에 피눈물이 흘러(트라이앵글)' '너 절대 절명 그대들의 논쟁엔 논리가 없어(오정반합)' '넌 나의 노예(미로틱)' 등 기존의 동방신기 히트곡 가사들은 모두 지금의 상황에 맞게 곡해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유노윤호는 "우리가 놓인 위치가 그렇기 때문에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 대해선 우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보단 무대로 보여드리는게 정답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막 발언' 역시 마찬가지다. 최강창민과 자신의 앨범이 나온다는 의미일 뿐 세 멤버를 의도했다거나 한 발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 질문 2. JYJ에 할 말 있다? : ○

JYJ와 동방신기의 분열 사태에 대한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JYJ가 자작곡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SM과 동방신기 두 멤버에 대한 감정을 서슴없이 표출하는 반면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 수백개의 기사가 쏟아지고 '배신자'니 '이방신기'니하는 비난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꿋꿋하게 입을 다물었다. 당사자만이 가장 잘 아는 문제일텐데, 이들이라고 왜 할 말이 없었을까.

유노윤호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어느 한 쪽이 입을 열면 무의미한 공방전이 시작될 수 밖에 없다. 그렇게되면 팬들이 더 혼란스러워할 것 같았다. 때문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확증없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팬덤에 분열이 일어난 것도 물론 알고는 있지만 지금은 참아야할때라고.

유노윤호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동방신기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계속 얘기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며 "무대로 이해시키는게 맞는 것 같다. 팬분열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수도 있겠지만 언젠간 팬들도 진실을 알게되면 돌아오실거라 믿는다"라고 털어놨다. 최강창민 역시 "우리가 몸담고 있는 동방신기 사태로 팬들에게 실망을 줘서 유감스럽고 죄송하다. 그말밖에 못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래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없을까? 유노윤호는 조금 망설이다가 "건강하라고 하고싶다"며 생각에 잠겼다.

▶ 질문 3. 동방신기 5인 체제 그립다? : ○

지난 2009년 일본 '홍백가합전' 이후로 세 사람은 연락이 두절됐고, 단 한 번 만나지도 못했다. 그만큼 그리움과 아쉬움은 쌓여갔다. 유노윤호는 "5명이 함께하는 시절의 꿈을 많이 꿨다. 그런데 꿈에서 그렇게 애들이 울더라. 꿈에서 깨는 순간 현실이 다가오니까 가슴은 먹먹했다. 하지만 현실은 직시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지 않나. 현실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5명의 동방신기는 그룹명처럼 '신과 같은 존재'였다. 이들이 가는 곳마다 찬사가 이어졌고 80만명의 카시오페아는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반짝반짝 빛났던 그 시절이 어떻게 그립지 않을까. 유노윤호는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다. 5명일때 더 보여줄게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방신기는 SM의 제작아래 만들어져 팬들의 사랑속에 커온 팀이다. SM, 우리 5명, 팬들이 있을때 진정한 동방신기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파워풀한 곡을 선택했다. 파트도 늘어났고 힘도 들지만 죽기살기로 강렬하게 춤을 추면서 라이브까지 한 것은 동방신기의 색을 잃지 않은 것이 팬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꿈까지 꿀 정도로 그리운 세 멤버들. 시간이 흐르고 그들을 만난다면 어떨까? 유노윤호는 "형으로서 '한순간의 선택이 참 돌아오게했구나'라고 할 것 같다. 정확히 무슨 말을 해야할진 모르겠지만 꿀밤 한 번 때리고 안아줄 것 같다. 이번 일은 좋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끝을 흐렸다.

▶ 질문 4. 소녀시대가 부럽다? : ○

동방신기는 2007년 일본에 진출했다. 그리고 오리콘 차트 휩쓸이, '홍백가합전' 출연을 비롯해 각종 기록을 세워냈다. 2009년 활동을 중단했지만 아직까지도 일본 '골드디스크 대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정도니 '갔노라, 보았노라, 이뤘노라'는 이들을 위한 말이었다.

이들의 바통은 소녀시대가 물려받았다. '골드디스크 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일본에 '미각그룹'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후배들의 성공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심정은 복잡했다. 최강창민은 "우리도 힘들고 어렵게 올라갔지만 결국은 보아가 먼저 닦아놓은 길에 편승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보다 단기간에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을 보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부러운 감정은 없잖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닦아놓은 길을 아무도 걷지 않으면 너무 아깝다"고 전했다. 자신들이 힘겹게 닦은 길을 소녀시대가 열심히 걸어가줘서 고맙다고.

유노윤호 역시 "한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 뿌듯하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나 보아가 소녀시대나 에프엑스에게 감사함을 느낄 시기도 올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좋다. 또 소녀시대는 내가 봐도 열심히 하고 잘 하기 때문에 나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된다. 그래서 좋다"라고 말했다.

이제 동방신기는 국내 활동과 해외 활동을 병행하며 날개를 달 전망이다. 일단 26일 '왜'와 '맥시멈' 두 곡이 담긴 일본어 음반을 발매한 뒤 25일과 26일에는 'SM 타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 일정이 끝나면 국내활동에 비중을 둘 예정이다. 이후 아시아 프로모션을 생각하고 있다고. 두 사람은 "그동안 많이 불안했을텐데 끝까지 믿고 기다려줬다는게 감사하다. 같이 이 일을 경험하고 있는만큼 더 돈독해질것 같다. 단지 노래 부르는 곳이 무대가 아니라 단 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통해 희망을 얻는다면 우린 노래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 질문 5. 연애 하고 있다? : X

이제는 데뷔 8년차. 10대에 풋풋한 모습으로 데뷔했던 이들도 이제는 20대 중반이다. 슬슬 연애도 해야하지 않을까? 유노윤호는 "내 친구들은 전부 27세다. 그런데 나는 왜 여자친구가 없는지…"라며 아쉬워했다. 최강창민 역시 솔로 라이프를 즐기긴 마찬가지. 하지만 그는 조금 상황이 달랐다. 사전제작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을 통해 이연희와 호흡을 맞춘 것. 특히 극중 키스신도 대거 포함돼 행복했단다. 최강창민은 "줄기차게 키스신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연희를 싫어할 남자는 아마 없을 것 같다. 워낙 예쁘고 성격도 좋기 때문에 나는 즐거웠다며 키스신을 찍을 때 주변에서 일부러 NG 많이 내라는 주문도 받았다. 공교롭게도 내 의도와는 다르게 NG가 많이 나서 행복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미녀 여배우와 호흡을 맞춘 동생과 달리 유노윤호는 김강우 에릭과 함께 SBS 드라마 '포세이돈'에 출연한다. '남자밭'에서 연기를 하게 됐지만 세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어 외롭지 않다. 유노윤호는 "에릭형이 '셋 다 박성수 감독님 작품을 처음에 했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님이 보는 눈이 있으시다. 그러니까 잘하자'라고 하더라. 강우형은 무뚝뚝한 성격인데도 '날씨 추운데 조심하고 뮤직비디오 잘봤다. 멋지더라'라고 문자도 해줘서 감동 많이 받았다"고 칭찬을 늘어놨다.

동방신기는 지난 7일 KBS2 '뮤직뱅크'를 통해 컴백했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절도있는 안무, 흔들림 없는 라이브는 '원조돌'의 위엄을 실감케 했다. 이들은 "동방신기의 음악색 위에 개개인의 보컬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고 장르의 폭도 예전보다 성숙해졌다. 열심히 해서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