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에서 때아닌 키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6일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서정원 대표팀 코치(41)와 대표팀의 맏형 이영표(34)의 대화 중에 키 얘기가 나왔습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 코치는 1m73, 이영표는 1m77입니다. 하지만 언뜻 봐서는 비슷해 보입니다. 서 코치가 기선제압을 하려는 듯 이영표에게 툭 한마디 던졌습니다.
"너희 팀에서 네가 가장 작은거 아냐." 그러자 이영표가 발끈하더군요. "우리 팀에 나보다 작은 선수가 몇명인데요." 서 코치가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이영표가 억울하다고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이영표를 도왔습니다. "저기 봐요, 저기"하며 이영표가 뛰어갑니다. 비슷한 시각 입국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쪽인데요. 그쪽에서도 2~3명이 이영표 쪽으로 달려오더군요. 이영표 보다 한참 작아보이는 선수들이었습니다. 껴안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영표의 소속팀 알 힐랄 동료들이었는데요, 대표팀에서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다는 모하마드 알 샤후브와 나와프 알 아베드였습니다. 알 샤후브는 키가 1m63, 알 아베드는 1m70이었습니다. 그들 세상에서 '장신'인 이영표는 우쭐댔습니다. 이영표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며 반갑게 소속팀 동료들을 맞았습니다. 물끄러미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서 코치는 "정말 작은 선수들이 있었네"라며 꼬리를 내리더군요.
카타르에서 첫 날 어깨를 으쓱하며 활짝 웃은 이영표. 이 자신감과 A매치 121경기 출전의 관록을 가지고 아시안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를 바랍니다.
도하(카타르)=스포츠2팀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