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0년간 중국 최고지도자(공산당 총서기)로서 거대 중국을 이끌 것으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58) 국가부주석의 가족 이야기가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6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電文·2009.11.26) 내용을 인용, 시 부주석의 두살 아래 동생 시위안핑(習遠平)이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1997년)되기 전에 홍콩으로 이주했다고 보도했다. 이주 원인이나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명보는 또 시 부주석의 전 부인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고 누나가 캐나다에 살고 있어 시 부주석은 서방에 대해 상당히 해박하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보는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이 시 부주석과 15년간 친구로 교류했다는 한 중국인 교수(정치학·미국 국적 보유)와 2년간 접촉하면서 수집한 정보라고 명보는 소개했다. 이 교수는 저명한 중국 공산 혁명가 리리싼(李立三·노동부장 역임)의 아들로 알려졌다.
홍콩 언론과 출판물들에 따르면 시 부주석의 동생 시위안핑은 중국 비즈니스계의 논쟁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때 지명수배를 받던 저장(浙江)성의 부호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소문이 나 구설에 올랐다. 시위안핑은 인민해방군 뤄양(洛陽)외국어학원을 졸업한 뒤 군대와 무역회사 및 정부 부문에서 일했다. 지금은 국제에너지절약환경보호협회(IEEPA)의 회장이다. IEEPA는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한 글로벌 조직.
시 부주석에겐 누나 둘이 있다. 치차오차오(齊橋橋)와 치안안(齊安安)인데, 어머니 치신(齊心)의 성을 따랐다. 치차오차오는 부동산 투자에 재능을 발휘해 베이징중민신방지산개발유한공사(北京中民信房地産開發有限公司)의 회장이 됐고, 남편은 이 회사 사장을 맡았다. 홍콩 서적 '축록18대(逐鹿十八大)'에 따르면 이 부부는 2009년 홍콩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때 고가 주택들을 대거 사들여 원성을 샀다.
치안안의 남편은 광저우(廣州)의 전신설비공사 신우통신(新郵通信)을 경영했다. 업계에서는 "흑마(黑馬)" "신비한 귀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회사 회장으로 있다가 시 부주석의 매부라는 신분이 알려지면서 다른 사람을 회장으로 내세우고 뒤로 물러났다고 한다. 홍콩 언론들은 시 부주석의 친인척들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세인들의 구설에 자주 오르기 때문에 시 부주석이 대권을 잡아도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위키리크스가 소개한 시 부주석의 전 부인은 직업외교관 커화(柯華)의 막내딸 커샤오밍(柯小明)이다. 리리싼의 아들은 이에 대해 "커샤오밍이 시 부주석과 결혼한 뒤 불화가 잦았다"고 했다. 성격 차이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시 부주석은 커샤오밍과 이혼한 뒤 '국민 가수'로 불리는 펑리위안(彭麗媛)과 재혼했다. 둘 사이엔 지난해 하버드대에 합격한 딸 하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