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강필주 기자]"2007년처럼 막연하지만 올해는 알면서 막연하다".

김성근(69) SK 와이번스 감독이 2007시즌과 비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감독은 2011시즌 전망에 대해 "어쨌든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올해는 '?(물음표)'가 크다. 특히 야수는 어떻게든 되는데 투수 부문이 문제가 크다"고 표현했다.

김 감독은 5년 전이던 2007시즌 직전 심정과 비교했다. "지금 심정은 2007시즌을 앞뒀을 때와 같다. 똑같이 막연하다. 그러나 그 때는 모르면서 막연했지만 지금은 알면서 막연하다"고 밝혔다.

2007시즌을 앞둔 김 감독은 팀을 철저하면서도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정비시켰다. 하지만 당시 전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몰랐다.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했던 만큼 어느 정도의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에 비해 올해 김 감독은 또 한 번 위기라고 믿고 있다. 5년째 SK를 맡고 있다보니 전력을 환하게 꿰고 있는 만큼 모든 부분에서 전력 유출이 심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보충된 전력은 없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결국 기존 멤버가 얼마나 회복하느냐의 문제다. 김광현, 송은범, 전병두, 글로버가 얼마나 만들어 들어올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에는 카도쿠라와 글로버라는 두 기둥이 있었다. 김광현과 송은범, 전병두는 긴가민가 했다"면서 "올해는 그 두 명 자체도 없다. 한 명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은 카도쿠라와 글로버라는 확실한 선발 두 명이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투수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의미였다. 글로버가 좋지 않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복귀가 늦어질 것 같던 김광현이 빠르게 합류했다. 또 어깨와 팔꿈치가 아팠던 송은범도 개막 엔트리에 합류해줬다. 스프링캠프에서 투구폼을 수정한 카도쿠라는 시즌 초반 흔들릴 수 있었던 SK 마운드를 확실하게 잡아줬다. 이를 김 감독은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김 감독은 "카도쿠라와 재계약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해 글로버는 솔직히 50 대 50이다. 될지 안될지 확신할 수 없다. 외국인 투수도 아직 한 명이 없는 상태 아닌가. 계산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걱정했다.

이밖에도 "고효준과 엄정욱이 얼마나 선발진에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작은 (이)승호는 앞에 둬야 할지 뒤에 둬야 할지, 송은범은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잠시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다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향상된 것은 맞다. 신승현과 이영욱이 제대해 박현준을 LG로 트레이드 한 것이기도 하다. 언더핸더 박종훈은 두드러지게 좋다. 1군에서 1이닝 정도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외야 자원은 남으면 남았지 모자라지 않다. 김강민이 군대 갈 것에 대비해 안치용을 데려왔다. 조동화도 좋고 박재상도 어깨가 다 나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향상된 수준이 1군에서 통하느냐 하는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한 김 감독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가면 어느 팀이건 전력이 다운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력 보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없다. 여태까지는 어떻게 커버해올 수 있었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씨가 마를 수 있다. 계산을 잘하지 않으면 팀이 없어질 수 있다. 다른 팀에서 방출된 투수들을 찾아 볼 것"이라고 결국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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