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봉준영 기자] 순수한 얼굴로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박해일. 그는 극장을 찾는 여성관객들에게 손꼽히는 ‘훈남’이다.

그런 박해일이 이번에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양아치 ‘휘도’로 돌아왔다. 1월 5일 개봉한 영화 ‘심장이 뛴다’에서 박해일은 김윤진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극중 김윤진과 만나는 신은 고작 5번 남짓.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의 심장이 필요한 연희(김윤진)와 어머니의 심장을 지키려는 휘도는 일생일대의 대결을 그린다.

이번에도 말랑말랑한 멜로는 아니다. 박해일은 2005년 강혜정과 함께 한 영화 ‘연애의 목적’ 이후 멜로 영화 출연이 뜸하다. 2006년에는 ‘괴물’과 사투를 벌였고, 극락도에서 살인사건도 파헤쳤고, ‘10억’을 얻기 위해 게임도 펼쳤다. 지난 해에는 ‘이끼’처럼 꿉꿉하고 수상한 사람들로 가득한 시골마을에서 살았다.

유독 멜로 영화를 피하는 것일까. 박해일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멜로영화도)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아직은 다른 쪽에 더 관심사가 많다고 했다.

“제 취향이 맞는 부분이 있어야 겠죠. 책을 넘기면서 잘 읽히면서도 그 재미가 계속 유지되는 작품을 선택해요. 감독님을 만나면서 그 재미를 끌고 갈 수 있느냐도 판단 기준이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박해일은 ‘심장이 뛴다’가 끌렸다고 했다. “성격이나 삶이 결핍된 인물인데, 어린 시절 가졌던 상처때문이에요. 뒷골목 양아치 인생을 살다가 어머니의 생사가 걸린 문제를 접하면서 변화를 맞게 되죠. 아무래도 그 변화의 지점이 어려웠지만 고민하면서 흘러가게 내버려뒀어요.”

영화 속 ‘어머니’란 존재도 남달랐다. “영화 속 엔딩에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감정을 내 스스로 느끼고, 표현해야 하는데 문득 내 어머니 생각이 났다. 비슷한 경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 감정을 상상하면서 연기했고, 분명 그 지점을 관객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괴물’ ‘극락도 살인사건’ ‘10억’ ‘이끼’ 까지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유독 많이 했다. 멜로보다는 스릴러가 배우 박해일에게 더욱 매력적인 장르로 다가온 것일까.

“장르적인 것 보다는 그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하게 된 것이다. 스릴러를 해야지라고 했던 것 보다 그 이야기들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현실도 그 영화 속 이야기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가.”

박해일에게는 ‘훈남’ 말고도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 관객을 동원한 ‘괴물’로 말이다.

“천만배우... 대단한 말이다.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닌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잘된 케이스에 내가 수혜를 입은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천만배우’에 기대지 않고, 의식하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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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