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들이 주인공인 영화 '황해'가 알쏭달쏭한 연변 사투리 경연장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쇼박스

"'안까이' '엠지' '쇠스케' '난시'가 뭐여?"

영화 '황해'가 알쏭달쏭한 연변 사투리 경연장 역할을 하고 있다. '황해' 측은 6일 배우들의 힘겨웠던 사투리 수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연변 조선족 구남과 면가를 연기한 하정우와 김윤석은 실감나는 사투리 연기를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대사 연습은 물론 조선족의 생활 습관까지 익히기 시작했다고. 연습할 때부터 알 수 없었던 낱말이 많았다. "니 안까이 바람났다니까"라는 대사의 '안까이'가 대표적. 안까이란 '아낙네'의 함경도식 사투리로 아내를 뜻하는 말이다. 구남은 돈을 벌러 서울로 간 안까이를 찾으러 황해를 건너 한국에 온다.

면가 역의 김윤석이 "내 면개요!"라며 등장하는 장면도 의문스럽다. 대체 '면개'가 뭐란 말인가? 김윤석이 맡은 '면가'의 본명은 사실 면정학. 하지만 자신을 "면가"라고 소개한다. 연변에서는 자신을 소개할 때 이름보다 성씨를 나타내는 가(家)를 많이 붙여서 쓰고, 연변 식 발음으로는 '가'보다는 '개'에 가깝다고. 그래서 김윤석은 영화에서도 정확한 대사 전달이 중요한 장면에서는 '면가', 조선족이라는 설정을 드러내야 하는 장면에서는 '면개'를 혼용해서 사용했다. 면가는 청부살인을 한 뒤 증거로 '엠지'를 가져오라는 끔찍한 말을 하기도 하는데, 엠지란 엄지손가락을 말한다.

"저 쇠스케 같은 새끼 하나 못 잡아서 이 난시야"라는 대사는 글로 쓰면 무슨 말인지 통 알 수가 없다. 쇠스케와 난시가 최대 난관. 생사가 걸린 도주를 하는 구남이 쉽게 잡히지 않자 면가는 "저 쇠스케 같은 새끼 하나 못 잡아서 이 난시야"라고 하는데 연변 사투리 난이도 200%다. '쇠스케'는 '미친놈'이라는 욕이며, '난시'는 '난리'라는 뜻이다.

김윤석은 한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말의 모양'이 아니라 '말의 내용'이다. 억양만 들리고 뜻이 안 들리면 틀린 것"이라며 연변 사투리 대사를 잘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밝히기도 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