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어두운데…, 웃을 수 있는 얘기 해 드릴게요."
대구를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오전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화원읍 노인회관을 찾아 건의사항을 들으려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지역 노인들이 찾아와 "할 말이 있다"고 들어서면서 고성이 오가자 직접 나선 것이다. 특유의 '사투리 유머'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지하철 안에서 경상도 학생들이 크게 말하니까 맞은편 서울 학생들이 '좀 조용히 하세요'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경상도 학생들이 '이칸이 마 다 니칸이가'(이 지하철 칸이 다 너희 거냐)라고 맞받았대요. 그러자 서울 학생들이 자기네끼리 '거봐, 한국 사람이 아니잖아'라고 했답니다"라고 했다. 웃음이 터지자, "하나 더 해 드릴게요"라며 '2탄'을 내놓았다.
"경상도 학생이 커닝을 하다가 서울 선생님한테 들켰어요. '경상도 학생들은 이렇게 다 커닝하냐'고 야단을 치자, '천지 삐까리'(많다)라고 답했대요. 근데 서울 선생님이 뜻을 몰라 경상도 선생님한테 물었는데, 그 선생님이 '그거, 쎄삐맀다(많다)는 뜻이야'라고 답했대요"라고 했다. 답변도 서울 선생님이 알 수 없는 사투리였다는 말이다. 박장대소가 터져 나오면서 분위기는 밝아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여성 의원들과의 모임에서도 "'함께 춤추시겠습니까'의 충청도 말은 '출껴'"라고 말하는 등 유머를 통한 '스킨십'을 시도했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북 문경 교사시절 지냈던 하숙집 살구나무 얘기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그 살구나무가 꽃 두 송이를 피우고 죽어 아버지와 운명을 함께했는데, 몇년 전 다시 꽃이 피었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주변에선 "못다 한 꿈이 남아 그걸 이루려고 다시 핀 게 아니냐"고 해 박 전 대표의 대권도전과 연결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