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마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학교 학생들까지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이 생일선물로 각광받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에서 마약의 일종인 빙두(필로폰)를 흡입하는 청소년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선 마약이 가장 인기 있는 ‘생일선물’로 각광받고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마약이 권력·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중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들이 빙두에 집착, 인생을 포기하는 현상들이 나타나 당·법·교육기관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최근 당 일꾼과 법관들로 구성된 검열조가 함북 청진시 포항구역 김일성 동상 앞에 있는 남강여자중학교를 불시에 방문해 졸업반(16~17세) 여학생 한 학급의 가방을 검사한 결과, 50% 이상이 빙두를 흡입할 수 있는 기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마약기구가 발견된 학생들의 대다수가 당·법·행정기관 간부의 자식이거나 부유한 집의 자식들이어서 검열당국도 골치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학생들은 휴대하기 편한 볼펜이나 김일성 초상이 그려져 있는 5000원권 지폐를 말아서 마약을 흡입하는데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옛날에는 학생들끼리 생일선물로 학용품이나 옷가지를 줬는데 지금은 제일 인기 있는 것이 마약”이라며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공부할 생각은 하지 않고 밤을 새워가며 끼리끼리 모여서 마약 등을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여학생들은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역전 등에서 몸을 팔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내부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12월 방학을 앞둔 혜산시 연봉고등중학교 4학년 학생 5명이 학교 화장실에서 얼음(필로폰)을 하다가 체육교원에게 들켰다”며 “설 명절이 코 앞이어서 학교 측에서 조용히 덮고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 중학교 5학년 이상 학생들 속에서 담배와 마약이 크게 번지고 있다”며 “교장이나 담임교원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위에다 통보할 경우 학교에 검열이 들어오고 연대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에 소문 없이 덮어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함경북도 회령시를 탈출해 한국에 입국했다는 김모(18)군은 한국에 들어온 직후 해당기관의 건강검진 중 마약중독자로 분류돼 장기간 치료를 받기도 했다. 김군은 "마약중독 현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특별히 심하다"며 "회령시에서는 중학교에 다니는 15살 이상의 청소년들이 담배 피우듯이 얼음을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민들 사이에 마약이 확산되면서 북한은 지난해 11월초 당 기관과 사법기관 일꾼들로 조직된 ‘마약타격대’를 함흥과 청진, 남포 등 주요 도시들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들은 “마약타격대의 단속에 의해 함흥시에서만 얼음을 제조하던 사람들이 30명이 넘게 붙잡혔다”며 “마약제조 혐의로 가족이 통째로 체포돼 감옥에 갇힌 사람들도 있는데 일부는 시범으로 총살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그들은 “단속조직들이 아무리 들이닥쳐도 마약을 뿌리 뽑기는 힘이 들 것”이라며 “마약 밀매 조직이 워낙 많은데다 극심한 생활난과 체제의 앞날에 대한 비관이 우울증으로 번져 마약 중독자들을 계속 양산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민은 “새해 첫 전투로 거름생산을 했는데 날이 하도 추워 작업반 사람들이 통째로 얼음을 하고 나갔다”며 “(얼음을 하니) 30리가 넘는 길을 추운 줄도 모르고 썰매를 끌고 펄펄 날아서 갔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설날 전에 작업반 친구의 아들이 돌 생일이었는데 생일 부조로 얼음이 16g이나 들어왔다”며 “그 친구가 한턱 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