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의 교도소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 위조범은 매일 자신의 수감 생활을 페이스북에 올린다. 페이스북에 91명의 ‘친구’가 있고, 다른 재소자들과 마찬가지로 ‘팜빌’이나 ‘스트리트 워’와 같은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이는 그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재소자는 스마트폰을 교도관으로부터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조지아주 내 몇몇 교도소에서 발생한 재소자들의 ‘파업(strike)’에 참여한 것도 이 스마트폰을 통해서였다.

재소자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실제로는 미 전역의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스마트폰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교정 당국은 교도소 내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반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교도소에서 휴대전화 사용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처벌은 주에 따라 다른데, 가석방 제한 사유로 간주하는 곳도 있고 형량을 늘리는 곳도 있다. 하지만 교도관이나,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경범죄 사범 등을 통해 휴대전화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교정 관계자나 교도소 경비 전문가들은 재소자들의 스마트폰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도소 내 휴대전화 탐지기를 만드는 ITT의 보안기기 책임자 테리 비트너는 "스마트폰은 교도소 안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라며 "여러 가지 기능의 공구를 한데 묶은 '맥가이버 칼'처럼 스마트폰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뉴욕시 교정국장 마틴 혼은 "물리적으로 재소자를 가둬놓는 것은 이제 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NYT는 조지아주 교도소들에서 발생한 파업이 "재소자들의 불만은 교도소에서 늘 제기되던 것이었지만, 그들이 사용한 기술은 새로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재소자들이 "노동에 대한 대가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면회규정은 까다롭고 음식은 형편없다"며 파업을 벌이는 데 스마트폰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재소자들은 서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파업을 준비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면서 파업에 참여할 동조자들을 파악하고, 파업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소통했다. 심지어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파업이 어느 정도까지 진척됐는지 파악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오클라호마주 교도소에서는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재소자가 휴대전화에 들어 있던 마약·칼·술 등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적발됐다. 2009년 메릴랜드주 교도소에서는 갱단 조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범행 계획의 표적에 대해 논의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외부로부터 해산물과 시가를 주문하기도 했다.

조지아주 스미스 교도소 재소자 마이크(33)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재소자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며 “대부분은 스마트폰이고,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은 거의 다 페이스북에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복당할 것을 우려해 이름 전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연방교도국은 1188대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휴대전화나 무선장비를 교도소에 반입할 경우 최고 1년의 징역형을 추가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했지만 휴대전화 반입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