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DB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중국이 '거친' 외교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중국의 대미(對美)전략과 ▲한국을 속국으로 보는 봉건 사관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간조선이 2일 보도했다.
 
주간조선은 중국 외교가 '힘의 외교', '감정 외교'로 치닫고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지난해 12월 23일 사설을 소개했다. "한국이 미국과 여러 차례 군사훈련을 강행해 북한과 중국이 얼마나 많은 모욕을 당했는지 아는가. (중략) 한국이 멋대로 행동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면 중국은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 "중국의 외교 쇼가, 한국의 '군사훈련 쇼보다 낫다"
중국의 거친 말투는 언론뿐만이 아니다. 중국 외교부의 고위관리까지 한국에 막말하고 있다.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정책기획국장은 같은 날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일 갈등과 한국의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 정세가 복잡해져 중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6자 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회의를 제의한 데 대해 일부에서 이를 '외교적 쇼'라고 폄하하는데, 이런 쇼는 한국의 '군사훈련 쇼'보다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中 대북 정책은 대미전략의 큰 틀에서 나와"
이러한 거친 발언은 중국의 대미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미 반 봉쇄 전략의 하나로 추진되는 중국의 대북정책은 최근 북한의 핵개발을 방관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동안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일관되게 부르짖었지만, 최근의 언행에서는 기본방침이 달라진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지난 12월 21일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와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의 원칙에 따라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거부한 북한의 핵 이용권을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사실상 북핵 포기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외교 참모 역할을 하는 왕지스(王緝思) 베이징대 교수는 지난 9월 민주평통이 주최한 한·중 평화포럼에서 "북한의 핵보유 결심은 이제까지 달라진 것이 없고 현 단계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역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이러한 대북 정책은 대미전략의 큰 틀에서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쉽사리 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김정은 후계체제를 먼저 등장시키고 뒤이어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을 후계자로 확정한 것은 두 나라 사이에 신 등장 권력의 파트너십을 제도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시진핑이 6·25를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말한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미 전략 차원에서 '북한 끌어안기'가 나왔고 그에 따라 한·중 관계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는 것이다.
 
◆한국을 속국으로 보는 봉건 사관(史觀) 여전
여기에다 한국을 예전의 속국으로 보는 봉건적 역사관이 많은 중국인의 뇌리에 남아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와 언론의 '거친 발언'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한국 길들이기'의 목적이 내포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힘의 외교, 감정외교가 노골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존경받는 대국'이 아닌 '(모두가) 기피하는 대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너무 빨리 본색을 드러냈기 때문에 오히려 서방이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응하는 시간을 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은 최대 무역상대국이자 투자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세밀하게 다룰 필요가 있지만 '정의'와 '원칙'을 확고히 세우고 이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 전문은 주간조선 2137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