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탤런트 고현정(39)이 다소 직설적인 수상소감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고현정은 이날 밤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고현정은 최근 종영한 수목드라마 '대물'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서혜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수상 발표 직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고현정은 "다들 저만큼 기쁘시리라 생각합니다"고 말문을 열더니 작심한 듯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꼭 할 말이 있어서 나왔습니다.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은 참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이 배우가 어떻네 저 배우가 어떻네 하면서 시청률을 가지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이어 "제가 시상식에 안 나오는 애로 유명해서 미움을 많이 받는데요. 그게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나오지 말라고 해도 이렇게 나오고 싶을 때는 나옵니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드라마 대물은 방영 초기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대박'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이후 '외압설'과 함께 PD와 작가가 5회 만에 교체되는 내홍을 겪으며 시청률 하락을 면치 못했다. 주인공 서혜림의 캐릭터가 촌철살인 스타일에서 돌연 어리바리로 바뀌는 등 캐릭터와 극의 흐름이 방향을 잃는 모습도 보였다. 출연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수상소감에서 고현정은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중에 오신 김철규 감독님, 제가 팔 벌리고 환영하지 못해서 죄송했어요. 그때는 제가 그렇게 하는 게 잘 하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했다. 바뀐 작가에게는 "저희가 일하면서 욕 많이 했던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첫회에 시청자분들이 사랑을 많이 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랬죠"라고 말했다. "새해에는 당신에게도 행운이 꼭 갈 겁니다"라는 덕담도 덧붙였다.
이 같은 수상소감을 들은 시청자들은 "너무나 오만한 소감이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 시청자는 SBS 대물 시청자게시판에 "여왕과 대통령 역할을 하다 보니 뭔가 자신이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것 아니냐. TV를 보는 사람 중에는 연세 많은 분도 많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거만을 넘어 교만해 보였다", "팬이었는데 소감을 듣고 안티가 됐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반면 일부 시청자들은 "고현정 답게 소신있게 말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시청자는 "작가와 연출자들에게 한 마디한 것, 정말 속 시원했다"며 "직설적인 말투가 오히려 더 알아듣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현정의 대상 자격을 놓고 ‘빅딜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청률과 연기력으로 따지면 드라마 ‘자이언트’의 정보석이나 이범수가 대상을 타야 마땅하지만, SBS와 고현정이 새해부터 고현정의 이름을 딴 토크쇼를 하기로 계약하면서 대상 수상을 약속받았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SBS와) 고현정의 빅딜설이 뭔가 했더니 이제 알겠다”, “SBS 빅딜설이 거짓은 아닌가보군”, “다 짜고 치는 고스톱 입니까? 안 나오던 시상식에 나온 이유도 빅딜 때문입니까?”라는 글을 올리며 SBS의 해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