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봉준영 기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웃음 도가니로 만들었던 ‘영구’는 죽지 않았다. 더 친근하고, 더 코믹한 모습으로 뉴욕에 모습을 드러냈다.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심형래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 ‘라스트 갓파더(The last Godfather)’가 기자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라스트 갓파더’는 1999년 ‘용가리’를 시작으로 2007년 ‘디워(D-War)’로 두 차례 할리우드에 문을 두드렸던 영구아트의 심형래 감독이 SF물의 괴물 시리즈를 버리고, 자신의 주특기 였던 ‘영구’로 다시 한번 할리우드에 문을 두드린 작품.
1989년 ‘영구와 땡칠이’를 시작으로 총 19편의 시리즈에 출연하고 그 중 4편의 연출을 맡았던 심형래 감독은 그간 감독으로서 다져온 연출력은 물론, 코미디 장르의 장점을 십분 살려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임을 입증했다.
‘라스트 갓파더’는 덜 생긴 외모에 덜 떨어진 행동, 누가 봐도 부족해 보이는 영구(심형래)가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라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영구 때문에 당연히 믿고 있었던 후계자 자리를 잃게 된 카리니파의 2인자인 토니 V(마이클 리스폴리)는 영구의 교육을 맡지만, 가망 없어 보이는 그의 엉뚱함에 좌절한다.
후계자 수업을 받던 영구는 뜻하지 않게 위험에 처해있던 라이벌 조직 본판테파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해주면서 둘은 친구가 된다. 게다가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고 상납금을 걷으러 나가 상가주인을 괴롭히지만 그런 영구의 횡포가 오히려 빅히트되면서 도시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결국 ‘덜떨어진’ 영구가 조직을 살리고, 낸시와 로맨스도 만들어내면서 ‘라스트 갓파더’는 103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쉴새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띠리리리~’를 외치며 실수를 연발하는 영구의 모습은 로완 앳킨슨의 ‘미스터 빈’ 식 코믹의 진수를 선사한다.
특히 넘어지고, 부서지는 영구식 슬랩스틱 코미디를 처음 접한 관객이라면, 시시함을 느낄 수 있지만, 2대 8 가르마에 검은 앞니로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짓는 영구의 등장만으로 향수를 느낄 관객 역시 충분할 것이다.
스토리 역시 처음부터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웃음 포인트.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한 스케일과 일명 ‘브로큰 영어’를 구사하는 영구는 미국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다.
여기에 글로벌 프로젝트답게 영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세계적인 배우들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저수지의 개들’ ‘내셔널 트레져’ 등 다수의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연기파배우 하비 케이틀를 시작으로, ‘킥애스’의 마이클 리스폴리,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조슬린 도나휴 등이 참여해 영구의 세계화에 동참했다.
연말, 피 빛 극장가에 지친 관객이라면 부담없이 선택할 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개봉은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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