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광민 기자]'추추트레인' 추신수(28,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한국에서 소중했던 두 달여을 뒤로하고 27일 오후 4시 30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LA를 거쳐 애리조나로 향한다.
지난 10월 10일 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고 인천공항을 통해 가족과 함께 귀국한 추신수는 2달여 동안 광저우 AG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면제 혜택, 다수의 야구상, 다양한 TV출현, 그리고 추신수 야구교실을 개최하며 소중한 추억들을 새겼다.
하루에도 쉴 세 없는 스케줄 때문에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추신수도 몸은 피곤하고 지쳤다. 그러나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떠나는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제는 2011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와 더불어 연봉 협상도 남겨 놓은 추신수. 한국에서 79일을 재구성했다.
▲온 국민의 환영 속 화려한 귀국
이제는 어느덧 소속팀 클리블랜드 간판 타자로 성장한 추신수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144경기에 출장해 '2년 연속 20홈런 20도루, 타율 3할, 출루율 4할1리' 세 마리 토끼를 잡으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완성했다.
추신수는 귀국 직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시즌 초 팀 내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는데 나까지 부상을 당해 내가 팀을 끌어가는 입장이어서 조금은 힘들었다.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추신수는 "병역 문제는 우선이 아니다. 첫 번째는 나라의 부름이다. 병역은 가장 마지막 문제다. 최선을 다하겠다.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대표팀 합숙에 참가했다.
▲'눈물의' 광저우 AG 금메달, 그리고 값진 병역 혜택
추신수는 10월 25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자리에서 "이전에도 자주 이야기했듯이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나라를 위해 뛴다는 자체는 큰 영광"이라며 "지난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를 뛰면서도 시즌 동안 느낄 수 없는 기분을 많이 느꼈다. 힘이 되는 한 좋은 선수들과 함께 팀을 도와서 최선을 다하겠다.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금메달에 대한 열망을 비췄다.
"병역 혜택이 아니라 나라가 먼저"라고 말한 추신수는 아시안게임에 출장 대만과 예선 첫 경기에서 홈런 2방을 쏘아 올린 뒤 결승전에서 5타석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까지 총 5경기에서 14타수 8안타 5할7푼1리의 타율에 3홈런 11타점 2도루 5볼넷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거'다운 모습을 증명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추신수는 애국가를 듣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이야기해서 군대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렇다고 그 이유 만으로 온 것은 아니다. 야구를 좋아하고 국가대표를 자랑스러워 해서 나온 것"이라며 "사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나라를 위해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마음 속으로는 애국가를 생각했을 정도"라고 남다른 애국심을 드러냈다.
▲상복 터진 추신수, MVP가 되다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획득한 추신수는 롯데 호텔 홍보대사 위촉을 시작으로 조아제약 특별상, 야구인의 밤 특별상, 스포츠토토 특별상까지 수상하며 꽃다발에 파묻혔다.
특히 추신수는 야구인들이 직접 선정한 야구인의 밤 시상식에서 "주위에서 축하도 많이 해주시고 상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며 "바쁘지만 뜻 깊은 시간이다"며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신비주의'깨고 TV 출연으로 대중 곁으로
추신수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는 힘들었던 마이너리그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 동안 말할 수 없던 고충도 이제는 TV에 나와 시청자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추신수는 지난 2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너무 운동만 하다 보니 좋은 남편, 좋은 아빠, 무엇보다 좋은 아들이 되고 싶은데 함께 할 시간이 없다. 야구를 관두기 전에는 힘들 것 같다"는 진지한 고민을 토로했다.
MC 강호동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못 따면, 미국 시민권 제안이 있었냐"고 묻자 추신수는 "사실이다. 2년 전부터 병역문제 때문에 소속팀에서 시민권 제안이 있었다"며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 들어갈 때 마다 다시 올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라. 근데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그 동안 숨겨뒀던 속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추신수는 또 "미국 10대 고등학생들이 아내(한국나이29세)가 싱글맘인줄 알고 프로포즈를 한다"며 "한번은 고백하는 것을 보고 '저리가'라고 했다"고 말해 강호동의 배꼽을 잡게 하는 입담도 과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아내와 결혼식을 하지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미국 야구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추신수 야구교실과 자선 활동
이제 주변을 돌아 볼 여유가 생긴 추신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 백운포 체육공원에서 부산 지역아동센터 후원 아동, 다문화 가정 소년소녀, 부산 야구 꿈나무 등 총 150여명을 초청해 '꿈의 날개, 추신수 야구교실'을 개최했다.
이날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추신수는 야구 방망이를 처음 잡는 여자 어린이부터 초등학교 야구 선수까지 행사에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 직접 방망이를 손에 쥐어주며 열심히 타격 폼을 가르쳤다. 추신수는 "오늘이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내년부터는 좀 더 자주 야구교실을 열고 싶다"며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들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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