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냉정'과 '자제'다. 그러나 중국은 정작 자신들의 이익이 걸린 문제에선 냉정과 자제를 보여주는 대신 쉽게 흥분해 목소리를 높였다. 외교 소식통은 "남에겐 엄격하지만 자신에겐 관대한 중국을 보며 어느 국가가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중국이 강조한 '냉정과 자제, 평화적 대화'는 남북에 공통으로 하는 말 같지만, 실제는 북한천안함 폭침과 연평 포격으로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한 한국을 향한 것이었다. 우리 군의 연평 훈련을 앞두고 중국의 왕민(王民) 유엔주재 차석 대사는 지난 20일 "남북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평화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했고, 같은 날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도 "남북이 자제하라"고 했다.

장 대변인은 연평 포격의 책임 소재에 대해 "남북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주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 때도 중국은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고 남북에 똑같이 '자제'만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과 반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 노벨평화상 수상 등 자신들의 이익 앞에선 극도로 흥분했다. 센카쿠 분쟁 때 중국은 주중(駐中) 일본대사를 심야 시간대를 포함해 모두 네 차례나 같은 이유로 불러 "정세를 오판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라는 압박에 굴복해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석방한 뒤에도 "중국은 사죄와 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압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중국은 최근 연평 훈련을 앞두고 류우익 주중 대사도 동일 사안으로 두 차례나 불렀다. 정부 당국자는 "특명전권 대사를 같은 이유로 두 차례 이상 부른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말했다.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중국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류샤오보는 범죄인이다. 류샤오보에게 노벨상을 주는 것은 범죄 격려행위"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중국은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와의 교류 중단에 그치지 않고 서방 국가들에 "류샤오보를 지원하는 국가엔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노벨상 시상식 불참을 요구하는 외교적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중국은 급기야 중국판 노벨평화상인 '공자상'을 급조(急造)했다.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는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지난 2월 외교 전문(電文)에서 "힘을 과시하며 공격적으로 변한 외교정책 때문에 중국이 전 세계의 친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문제에서 냉정을 강조했던 중국이지만, 최근 중국에서 나오는 미국한국에 대한 발언들은 자제와는 거리가 멀다. 퇴역한 미군 장성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 중국이 참전하면 중국은 100년 전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한마디 하자, 현역 장성인 펑광첸 소장은 "중국이 100년 후퇴한다면 상대는 200년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보도기관은 이제 한국을 향해 "한국을 손봐줄 필요가 있다"는 극언까지 퍼붓게 됐다. 최근 중국 어선 침몰 사건에 대해 중국은 한국 정부에는 "서로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자"고 손을 내밀고는, 대외적으론 한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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