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중국은 바다를 접한 이웃 국가들과 일년 내내 영유권 문제로 충돌했다. 이미 불거진 갈등도 봉합하거나 없는 듯 숨기는 것이 외교의 상식이라면, 중국은 상식 대신 '핵심 이익'과 '힘'을 앞세워 잠재적 갈등마저 현실의 분쟁으로 증폭시켰다.

중국은 올해 초 남중국해를 '핵심이익'으로 천명하며, 어족자원 보호를 이유로 난사군도와 시사군도 주변 수역에 대한 어로금지 조치를 취하고 군사훈련을 강화해 주변 국가들을 긴장시켰다. 25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남중국해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등 아세안(동남아국가 연합·ASEAN) 국가들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다. 남중국해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고 이곳을 통해 동남아 국가의 에너지 수출입 물량의 85%가 통과한다.

중국이 타협을 통한 공존(共存) 대신 물리력을 앞세워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자 동남아 국가들은 "뭉쳐야 한다"며 공동 전선을 폈지만 결국 역부족을 절감해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사수를 위해 이례적으로 미국과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했고, 중국은 실탄 사격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열린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는 미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을 성토하는 장이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비공개회의에서 수차례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회의에 참석한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분쟁을 자초하는 트러블메이커(troublemaker)가 되면서 아시아의 친구들을 적으로 만들고, 미국이 개입할 빌미까지 제공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힘 과시는 동중국해로 이어졌다. 중국은 지난 9월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일본과 충돌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라는 근육을 과시하자 일본이 구속된 중국인 선장을 석방하며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일본은 센카쿠 분쟁을 계기로 민주당 정부가 천명했던 '동아시아 공동체'와 친중(親中) 노선을 폐기하고 미·일(美日) 동맹 강화로 돌아섰다. 중국은 최근엔 중국어선이 우리 경비함을 들이받고 침몰한 사건을 한국 책임으로 전가하면서, 한국과도 서해 어업분쟁을 자초했다.

외교안보연구원은 24일 발표한 '2011년 국제정세 전망'에서 "중국의 강력한 대응이 주변국에 '신(新)중국위협론'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외교안보연구원은 "중국은 과거에도 권력교체기에 새로운 지도부가 군부 내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고 대외 강경책을 구사했었다"며, 중국의 충돌정책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23일 "2011년 해양권익과 어업생산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어정법 집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외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철저히 소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98년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여 현재 개조 중인 구소련 항공모함 '바랴크'를 내년에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실전배치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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