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NHN을 상대로 NHN의 분당 본사 사옥에 대해 공사비 325억원을 더 달라는 소송을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NHN은 346억원을 주고 땅을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건물이기에 남은 공사비가 땅값에 달할까.

소송 대상이 된 건물은 경기 분당 정자동에 있는 지상 27층짜리 건물이다. 약 3000명이 일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타고 가다가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면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다.

건물은 특이하다. 이름은 그린팩토리(green factory). 친환경적인 공간, 지식을 생산하는 공장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회사측은 "획일적인 공장의 개념을 뒤집고 늘 창의적인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정자동 NHN 본사의 1층과 2층에 있는 도서관.

실제로 낮에 보면 건물 외관이 온통 초록색이다. 외벽은 유리이고 그 안쪽은 루버(louver)라고 불리는 창살이 세로로 설치돼 있다. 빛이나 루버의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인다. 루버는 전동식으로 움직인다. 밤에는 내부 조명만으로 외부에서 보이는 건물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건물은 분당 주민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외관이 특이할 뿐 아니라 1, 2층에는 아무나 들어가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이 건물을 짓는 데 들어간 돈은 1600억원에 육박한다. 2005년 NHN이 경기 성남시로부터 땅을 사는 데 들인 돈은 346억원, 계약서상의 공사비는 1234억원이다.

소송 안건은 "인테리어와 내부 공간 설계 등이 일부 변경됐는데 여기에 든 비용이 기존 공사비에 속하느냐, 마느냐"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지난 4월 NHN 직원들은 이미 입주를 했다. 협상을 수개월 진행했으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NHN 입장에서 이 건물은 '남는 장사'였다. 우선 땅값은 이미 뽑고도 남았다. 땅을 산 2005년 5월의 공시지가는 ㎡당 322만원이었다. 6년이 지난 올해는 658만원. 두 배가 됐다.

같은 기간 영업 성과도 폭발했다. NHN의 매출은 6년 동안 2005년 한해 3574억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만 따져도 9813억원으로 2.7배가 됐고, 영업이익은 1314억원에서 4562억원으로 3.5배가 됐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광고를 걸고 받는 광고 매출과 인터넷 고스톱으로 유명한 한게임에서 나오는 아이템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NHN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이 무려 46.5%에 달한다. 1000원 팔아서 465원을 남겼다는 뜻인데, 이는 경이적인 숫자다. 비슷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회사는 정선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