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와 저녁식사 자리에서 악수한 적이 있는데, '제 손보다 두 배는 크시네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손이 좀 큰 편이긴 하지만 성격까지 험악한 건 아닙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몸으로 저지하는 야당의원들을 '괴력'으로 막아낸 한나라당 김성회(54·초선·경기 화성갑) 의원을 주간조선이 만났다.
김 의원은 지난 12월 8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동료 의원들과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전치 2주에 해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그와 주먹다짐을 했던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 의원은 새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불거진 야당과의 물리적 충돌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이른바 '괴력의 사나이'로 불리는 점에 대해 억울하다고 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일부 언론에 대해 "민주당이 먼저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은 축소하고 내가 물리력을 행사한 장면만 부각시킨 기사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본회의장 진입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과 일부 당직자들에게 발로 걷어차이고 얼굴을 맞아 피까지 봤다. 강기정 의원에게 연타를 맞은 것을 포함해 모두 7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 나와 함께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던 김학송 의원은 무력 충돌로 잠시 정신을 잃었고 안상수 대표조차 민주당 당직자에게 '조인트'를 맞았다."
김 의원은 특히 이번 충돌의 원인으로 민주당 내 강경파를 지목했다. 그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예산안 협상을 진행하면서 서로 유연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지만 일부 민주당 강경파가 먼저 물리력을 행사하는 바람에 충돌이 발생했고 국민에게 또 한 차례 실망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영관급 장교로는 처음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육사 36기인 그는 1976년 서울고를 졸업할 당시 재학생 중 유일하게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육사 생도 시절에는 럭비부 주장을 맡아 육해공 3사관학교 체육대회에서 럭비부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예산안 처리 직후 육사 럭비부 출신 예비역 모임인 '청홍회' 회원들로부터 격려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군에서는 30사단 작전참모, 합참 작전기획과, 9군단 작전과장 등을 거쳤다. 2006년 육군 대령을 끝으로 군복을 벗고 잠시 건설회사를 운영하다 정치에 투신했다.
그는 "중학교(화성 남양중)를 졸업할 당시 또래 친구들이 대개 상고나 공고로 진학했지만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고집했다. 서울고에 입학하기 위해 3수를 했을 정도다. 고교 재학시절에는 경기고, 경복고, 이화여고 학생들과 함께 '청암'이라는 문예클럽에서 활동한 문학청년이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부드러운 남자'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힘센 사람으로 묘사되는 게 불편하고 힘들다. 반신욕을 즐기고 운동은 러닝머신만 한다. 박근혜 전 대표도 나를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고 평가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동생 지만씨와 육사 선·후배 사이로 친분을 쌓았고 당 안팎에선 그를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한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도 형제처럼 지내는 동료 의원들이 여럿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강기정 의원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전문은 주산조선 2136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