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서는 최근 MBC 일일극 '폭풍의 연인' 제작발표회 날,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미 지난 해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가 차기 열애설 상대로 공표하면서 '구준표의 여자'로 깜짝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민호와 같은 소속사인 스타우스 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그를 두고 '여자 이민호'라고 부른다. 소속사 측은 "이민호 만큼이나 의리가 두터운 외유내강형이다. 회사가 힘들 때 떠나가는 신인들과 달리, 이민호와 최은서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작년 이민호가 갑자기 잘 되는 것을 보면서 속상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이민호를 응원해줬다"고 귀띔했다. 최은서는 "이민호와 6년을 동고동락하니 이젠 형제 같은 기분이 든다. 연기파 이재용 선생님에게 같이 연기 지도를 받고 있는데, 민호가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다 뿌듯하다. '얼른 나도 따라가야 할텐데'라고 생각할 뿐이다"며 웃었다.
얼핏 보면 한혜진과 전인화를 연상케 하는 고전적 미인형인 그는 데뷔 6년여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꿰찼다. 초등학교 때부터 살고 있는 의정부시에서 잡지 모델 콘테스트를 접하고, 중3때 서울로 오디션을 보러온 게 시작이었다.
"당시 예쁘게 보이려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하고, 럭셔리한 퍼를 입고 갔다. 화장 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낫다는 말에 얼굴이 벌게졌다.(웃음) 3등으로 입상했고 우연히 지금 사무실을 알게 돼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광고 '클린앤클리어' 등에서 활동했다.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이 모두 빨리 잘 된 편이라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데뷔 초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눈물을 글썽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똑하고 흘러내릴 듯한 모습이 '폭풍의 연인' 속 별녀의 순수함과 겹쳐졌다. 별녀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절름발이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파하는 신비로운 여인이다. 고동선 PD는 200여명의 스타급 신인 중에서 단번에 최은서이 깨끗한 이미지를 보고 별녀로 발탁했다. 시놉시스에서 바로 걸어나온 별녀를 보는 듯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세상에 저렇게 착한 사람이 어딨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순수한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는 걸 난 믿는다. 그래서 별녀가 이해되고 사랑스럽다. 다만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연기를 깜빡 잊을 때가 있어서 감정과 다리 연기 모두 신경쓰는데, 아직 고민이 많다."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선배 최원영의 도움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에 처음 눈뜨게 됐다고도 털어놨다.
"사실 인터넷 검색을 잘 안하는 데다가, 안 좋은 글에는 상처도 많이 받는 스타일이라 아예 인터넷을 안하고 살았다. 최원영 선배가 '그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네 몫'이라며 용기를 주셨다. 그래서 트위터도 사고, 페이스북도 시도해보고 게시판 글도 가끔 보고 그런다. 다행히 날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장차 목표는 故 장진영처럼 치열한 여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는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속 연기를 보고 참 느낀 게 많았다. 청룡영화상에서 장진영 선배가 상을 타고 우는 장면을 보고 울컥 해서 따라 울기도 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인경 기자 be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