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히메네스가 일본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드문 일은 아니다. 이젠 한국에서 톱클래스의 실력을 보여준 선수는 당연히 일본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일본이 한국보다 베팅액수가 많기 때문에 일본 구단이 영입에 나선다면 거의 100% 일본에 뺏기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한 선수는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인데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코리안 드림과 재팬 드림을 모두 이룬 대표적인 선수는 타이론 우즈다. 98년 42개의 홈런으로 당시 한국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홈런왕에 올랐고 MVP까지 거머쥐었던 우즈는 2002시즌을 마치고 일본 요코하마로 팀을 옮겼다. 데뷔 첫해 2003년 홈런왕에 오른 우즈는 2004년에도 홈런왕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키고 주니치로 이적해 2006년에도 홈런왕에 오르는 등 2008년까지 센트럴리그에서 홈런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연봉도 한때 5억엔까지 올라 부와 명성을 모두 거머쥐었다.
2003년 함께 일본으로 진출한 호세 페르난데스는 아직도 일본에서 뛰고 있다. 2002년 SK에서 45홈런을 쳤던 페르난데스는 2003년 곧바로 지바롯데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타율 3할3리에 32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를 한 페르난데스는 이듬해 세이부로 옮겼고, 2006년 라쿠텐, 2009년 오릭스 등을 거쳐 올해 다시 세이부에서 뛰었다. 8년간 통산 타율 2할9푼2리에 185홈런, 636타점을 기록했다.
KIA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세스 그레이싱어도 일본에서 성공한 케이스 2005년 대체선수로 KIA에 입단해 2006년 14승12패로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한 그레이싱어는 2007년 야쿠르트로 이적해 그해 16승8패로 다승왕에 올라 곧바로 요미우리에 픽업됐다. 2008년에도 17승9패로 다승왕 2연패를 하며 주가를 높였다. 올해는 팔꿈치 수술로 인해 6경기에 2패로 부진했다.
클리프 브룸바와 게리 레스는 일본으로 진출했다가 실패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케이스다. 2004년 타율 3할4푼3리에 33홈런, 105타점으로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주가를 높였던 브룸바는 2005년 오릭스로 진출했지만 별 재미를 못봤다. 타율 2할6푼3리에 19홈런, 57타점에 그쳤고, 2006년에는 47경만 출전하고 2007년 현대로 돌아왔다. 레스는 두번이나 일본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2002년 느린 공으로 16승을 거둔 레스는 2003년 요미우리로 진출했지만 3승4패의 초라한 성적을 받아 퇴출돼 2004년 다시 두산으로 돌아왔다. 그해 다시 17승8패의 좋은 성적을 올린 뒤 이번엔 라쿠텐으로 두번째 일본 진출을 이뤘지만 3승9패의 저조한 성적을 안고 다시 퇴출.
2007년 두산유니폼을 입고 22승을 거둬 MVP에 올랐던 다니엘 리오스는 두산의 끈질긴 구애를 뿌리치고 야쿠르트로 둥지를 옮겼으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접었다. 2승7패의 부진을 보이던 시즌 중반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돼 퇴출당했다.
코리안 드림을 이루며 안정된 한국생활을 포기한 히메네스의 일본드림은 성공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