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부도남'(부실한 도시 남자) 6인방이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으로 변했다. 찌질 개그맨의 대명사 김경진을 비롯해 구피의 신동욱, NRG의 노유민, 그룹 두부세모의 잼따와 박호, '화성인 가시남'으로 알려진 차길홍이 그 주인공. 이들은 케이블채널 XTM 8주 몸짱 프로젝트 '절대남자'를 통해 지난 두달간 자신과의 사투를 벌였다. '몸은 정직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한 패션매거진 화보 촬영에 나선 6인방의 모습은 극과 극이었다. '비포-애프터'가 확연할 정도로 달라진 이가 있는가 하면, 몸을 가리기에 급급한 멤버도 있었다. 이들의 적나라한 몸매 성적표를 18일 본방송에 앞서 들여다봤다.
▶ 1등 신동욱, '베컴' 문신 드디어 빛발해! "여친도 좋아해~"
가장 자신있게 촬영에 나선 이는 신동욱. 그의 왼쪽 가슴 아래에는 세로로 '安分身無辱'(안분신무욕: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면 몸에 욕심이 없어진다)이라는 문신이 있었는데, 이는 화보 촬영에서 빛을 발했다. "5년전 영국 축구 스타 베컴을 따라 해넣은 한자 문신이 그동안 배에 가려져 있었다"며 웃는 그는 "체중이 65㎏에서 조금 빠졌는데 배가 들어갔고, 없던 근육이 생겼다"고 말했다. '절대남자' 촬영전, 마른 몸매에 배만 불룩 튀어 나온 'ET형'이었지만, 지금은 초콜릿 복근이 완벽히 자리잡았다. 신동욱은 "혼자 산 지 8년째라 주로 배달 음식을 먹었는데 이번엔 작정하고 염분을 자제하는 식단 위주로 먹었다. 감자나 바나나, 샐러드로 허기를 때우고 심지어 김치도 물에 씻어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먹고 살려고 '예능 프로그램 한번 해보자'는 불순한 마음이 있었다.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마치 찰흙으로 몸을 빚는 느낌이었다. 삼계탕집에서 인삼주를 서비스로 줘도, 그동안 참았던 술과 음식이 생각나 입에도 안댔다"고 고백했다. 연말 송년회 자리도 "이왕 몸만든 거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내년 초 음반 발표 때에는 포토샵 없이 멋진 앨범 자켓과 프로필을 만들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신동욱의 여자친구는 그를 응원하면서도 "언제 맘 편하게 함께 밥 먹을 수 있는 거냐"고 귀여운 투정도 부린다고. 그는 "지난 10년간 연예 활동 하면서 여름에 초치기로 몸만들기 한 게 전부였는데, 이제 운동으로 인한 인체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껴 습관까지 바뀌었다. 음식 고를 때에도 성분 표시표 먼저 본다"며 웃었다.
▶ 2등 두부세모의 잼따 박호 "인디계의 퇴물에서 패셔니스타로!"
홍대 인디계의 슈퍼스타 두부세모의 잼따와 박호도 딴 사람이 됐을 정도로 변신했다. 잼따는 "태어나서 한번도 날씬했던 적이 없었다. 스무살 때부터 41인치 허리의 빅 사이즈 바지만 입고 다녔다. 한마디로 퇴물이었는데, 이젠 평균 이상의 몸이 됐다"며 감격했다. 평소 애주가인 그는 "8주간 한번도 술을 안 마시고 규칙적으로 운동했다. 하지만 4주차 때 한번 큰 고비가 왔다"고 털어놨다. 매일 닭가슴살, 고구마, 계란 위주로 먹고 물을 4리터 이상씩 마시다 보니 입이 완전히 물렸다. 결국 하루는 작정하고, 떡볶이 순대 튀김 만두 등을 미친듯이 먹었다. 나중에 칼로리 계산을 해보니 무려 1만5000칼로리에 육박했고, 뒤늦은 후회로 동네를 3시간 이상 달렸다. 잼따와 박호는 "공연에서 윗도리를 벗는 퍼포먼스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젠 자신 있다"며 조각 몸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 3등 김경진 차길홍 "가시남은 잊어라!"
김경진과 차길홍은 '가시나무'처럼 깡마른 몸이 콤플렉스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프로그램 투입 전보다 훨씬 듬직해진 몸매에 잔근육까지 만들어 벗는 데 자신감이 넘쳤다. 김경진은 "한 5㎏ 정도가 찐 것 같다. 하루 다섯끼 먹어도 신진대사가 너무 활발해 살이 안쪘는데,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보충제까지 먹으니까 몸이 훨씬 개운하면서도 달라진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침에 두유와 단백질 파우더를 섭취하고 틈틈이 바나나, 잣, 호두 등을 넣고 갈은 음료를 들고 다니면서 먹었다. 평소 좋아하던 햄버거 등 인스턴트 음식도 끊었다. 집 근처인 상수동 근처뿐 아니라 가양동 헬스장도 다니면서 방송 스케줄을 오가며 운동에 매달렸다. 김경진은 "팔뚝이 굵어지긴 했는데, 8주라 그런지 복근까지는 완벽히 만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또 "찌질한 개그맨 캐릭터를 정다래 수영선수가 좋아해준 것 같은데, 너무 바뀌면 실망할까봐 걱정이 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여자에 대해 자신감이 유난히 없었던 그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옷으로 너무 가리고 다니지 말라고 한다"며 웃었다.
▶ 평가보류, 노유민 "다리 부상 때문에~"
노유민은 아쉽게도 '부상' 때문에 몸만들기에 난관이 많았다. 투입 2주만에 방송 활동을 하다가 다리를 삐끗해서 깁스 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이번 화보 촬영장에서도 혼자 상반신을 가죽 점퍼 등으로 가리려 애썼다. 사실 '절대남자' 전 그는 90㎏까지 체중이 나갔다. 현재는 85㎏ 정도로 살짝 슬림해진 상태지만 다른 멤버들에 비하면 변화가 가장 덜했다. 노유민은 "군대 가기 전 그룹 활동 때에는 날씬했는데, 소위 '병장살'이 붙으면서 몸이 확 불었다. 상병 때엔 한 70㎏였는데~"라며 체중변천사를 털어놨다. 다리 부상으로 운동은 제대로 못했지만, 재활 운동과 식단 조절은 꾸준히 했다. 노유민은 "족발에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었다. 다리 다쳤을 때, 망했다는 좌절감에 힘들었지만 다른 동료들을 보며 자극받아 그나마 운동을 했던 것 같다. 몸짱으로 거듭나지 못해 나 역시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제작진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다이어트만을 강조하는 게 아니었다. 몸과 정신이 건강하고 스타일까지 좋은 남자로 거듭나자는 취지였다. 멤버들이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나, 트레이너의 지침을 잘 따라줬다. 그 결과 몇몇 멤버는 불과 8주만에 기적을 이뤄냈다. 이들의 훈련 과정이 많은 남성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인경 기자 be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