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승엽은 15일 연습 때도 짧은 배트와 긴 배트를 함께 가지고 나왔다. 몸을 풀고 캐치볼을 한 뒤 1시간30분 정도를 타격 훈련에 할애했다. 역시 짧은 배트를 오른손으로만 잡고 치는 훈련을 반복한 뒤 긴 펑고배트로 쳤다. 이후 정상적인 배트로 200개가 넘는 공을 친 뒤 마무리. 모든 공을 밀어쳤다. 최근 극단적으로 당겨쳤던 버릇을 없애고 예전처럼 당겨치기와 밀어치기를 자연스럽게 하기 위한 훈련이다.
이승엽은 "짧은 배트와 긴 배트 모두 배트가 몸에 붙지 않으면 치기 힘들다. 몸에 붙어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으면 좋은 스윙이 되지 않는다. 밀어치기를 잘하려면 배트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두가지 배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엽은 짧은 배트로 칠 때는 "위에서 바로"라고 혼잣말을 했다. 방망이가 크게 돌아나오지 않고 공을 치는 타점까지 직선으로 나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짧은 배트는 자신이 하고 싶은 훈련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가볍기 때문에 윗손이나 아랫손 중 하나만으로도 칠 수가 있어 타격시 손이나 팔의 자세를 고치는데 도움이 된다.
이승엽은 아랫손인 오른손만으로 쳤다. 아랫손이 타구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에 밀어칠때 중요하다. 방망이가 크게 돌아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레벨스윙으로 밀어치기 위해서 짧은 배트를 이용하는 것.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예전 가르시아에게 이 짧은 배트로 훈련하게 했었다. 당시 로이스터 감독은 "방망이를 잡는 윗손이 제대로 움직이게 도와주고 스윙의 마무리를 잘하게 도와준다. 또 공을 끝까지 보는데 도움이 되고 레벨스윙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짧은 배트의 여러가지 기능을 설명했다.
긴 펑고배트는 방망이 끝쪽이 무겁게 돼 있고 길다. 방망이가 크게 돌면 제대로 컨택트가 되지 않는다. 즉 팔이 몸에 붙어서 짧은 스윙이 되어야 한다. 이승엽은 긴 배트로 칠 때 "팔꿈치를 붙여서"라는 말을 하면서 쳤다. 즉 배트를 몸에 붙여놓고 친다는 뜻이다. 방망이가 얇기 때문에 타구를 배트 중심에 맞히는 것도 힘들다. 집중해서 쳐야 제대로 컨택트를 할 수 있다. 야구선수 출신인 지인이 직접 긴 배트로 쳤을 때 제대로 된 타구가 나오지 않자 이승엽은 "팔이 붙어있어야 제대로 칠 수 있다"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이순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일반적으로 긴 배트는 선수들에게 원심력을 이용한 자연스런 스윙을 하도록 유도할 때 많이 쓴다. 배트 컨트롤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승엽은 두 가지 배트로 훈련을 한 뒤 정상배트로 쳤다. "아무래도 두가지 배트로 치는 것은 어렵다. 그 두 개로 친 뒤에 정상배트로 치면 중심에 더 잘맞는다"고 했다. 경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