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석이 생애 첫 '겹치기 출연'에 연이은 악역 연기에도 불구하고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정보석은 SBS 월화극 '자이언트'와 MBC 일일극 '폭풍의 연인'에 모두 주연급으로 출연 중이다. 당초 '자이언트'가 종영한 뒤 '폭풍의 연인'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으나, '자이언트'가 14부 연장되면서 최근 한달 가량 '폭풍의 연인'과 겹치기 출연 시기가 겹치고 있다. 정보석은 데뷔 후 거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펼쳐 왔으나, 동시에 두 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모두 '희대의 악당' 캐릭터를 맡고 있기 때문에, 자칫 비슷한 연기로 시청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어서 배우로서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보석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자이언트'와 '폭풍의 연인'을 이끌고 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 콧수염 등으로 외모적인 차별화를 줬을 뿐 아니라, 대사 톤도 다르게 발성해 동일 인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자이언트' 속 그는 사탄에 가까운 악인 조필연으로, 80대 노인 분장부터 군인, 정치인 등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폭풍의 연인'에서는 콧수염에 웨이브 헤어스타일, 꽁지머리까지 붙여서 능구렁이 같은 기업인 유대권 회장을 표현하고 있다. 정보석의 소속사 측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욕심과 성공을 채우려는 악역을 연달아 맡게 됐다. 정극 전, 올해 초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코믹한 연기를 보여줘 '보사마' '주얼리 정' '꽃중년'으로 사랑받은 시점에 악역 도전이 쉽지 않았을텐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만 이번에 본의 아니게 겹치기 출연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어서인지, 더욱 캐릭터 차별화에 신경쓰고 있다. '폭풍의 연인'에서 붙임머리를 사용해 꽁지머리를 만들고 수염을 붙인 뒤, 화려한 의상을 입는 컨셉트가 모두 정보석의 아이디어다. 캐릭터에 대해 오래 연구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는 연기자"라고 전했다.
이인경 기자 be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