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81) 전 한양대 교수가 5일 0시 40분 지병인 간경화가 악화돼 별세했다.

평안북도 삭주 출신인 리 전 교수는 경성공립학교(현 서울공고)와 한국해양대를 졸업했으며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6·25전쟁 때 통역장교로 입대해 7년간 복무했다. 전역 후 합동통신(연합뉴스 전신)에 입사하면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1965~1971년 조선일보와 합동통신 외신부장을 지낸 뒤 1972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옮겨 1995년까지 재직했다. 하지만 1976년 해직된 후 1980년 복직됐다가 다시 해직되는 등 8년간 교단을 떠나야 했다. 그는 또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및 비상임 이사,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고문,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고문 등을 역임했다.

리 전 교수는 1970~80년대 운동권의 필독서로 꼽히던 '전환시대의 논리'를 비롯해서 '8억인과의 대화' '우상과 이성' '분단을 넘어서' '스핑크스의 코' 등의 저서와 회고록 '대화'를 남겼으며 늦봄통일상, 만해대상(실천부문), 심산상, 단재언론상, 한겨레통일문학상, 후광김대중문화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기자와 교수생활을 하는 동안 여러 차례 구속됐다. 1964년엔 '(비동맹그룹) 남북한 (UN) 동시 가입 제안 준비' 기사로, 1977년에는 '8억인과의 대화'가 중국 공산당을 미화했다는 이유로 각각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또 1989년엔 한겨레신문의 방북 취재를 기획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유족은 부인 윤영자씨와 아들 건일·건석씨, 딸 미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8일 오전 6시 30분. 고인의 희망에 따라 화장(火葬) 후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02)2227-7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