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맞서 싸운 삼별초(三別抄)의 마지막 항거지인 제주 항파두리성(缸波頭里城)의 내성(內城)도 외성(外城)과 같이 흙으로 쌓은 토성(土城)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법인 제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 4일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의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서 매장문화재 시굴조사에 대한 현장 설명회를 열었다.

항파두리성의 항몽유적지.

이번 조사는 항파두리성 내부를 3개 구역으로 나눠 실시됐다. 먼저 내성과 관련해 현재 휴게소 북쪽 1구역의 북벽 중앙 부분 둑은 진흙 성분의 점질토와 모래 성분이 많은 사질토를 5~10㎝ 두께로 서로 엇갈리게 다져 쌓아올려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구역의 동벽 2곳 내부도 점질토와 사질토를 일부 자갈과 섞어 교대로 다지며 쌓아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왕궁을 감싸는 궁성(宮城)인 내성의 밑 부분 폭은 최소 4m가량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내성이 석성(石城)으로 잘못 알려진 부분은 시정되어야 하며, 현재 지정된 내성지의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밖에 항파두리성 내부의 가장 높은 곳인 안오름 정상부에서 망루 건물지로 추정되는 돌들이 발굴되는 등 모두 137기의 유구와 삼별초 활동시기의 청자편, 고내촌(高內村) 명문기와, 막새류, 청동수저, 북송대의 원풍통보(元豊通寶·1078~1085) 등 각종 유물이 다량 수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