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위니가 귀엽게 형성화한 곰 캐릭터 ‘윌리엄’(오른쪽)과 ‘캐서린’.

지난 9월 23일 중국 상하이 3대 번화가로 꼽히는 시자후이의 최대 쇼핑몰인 강후이광장. 이날 새로 문을 연 830㎡(약 250평) 규모의 '티니위니' 플래그십 매장은 오후 3시가 개장시간이었지만 오전부터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날 방문 고객은 2만여명. 매출은 1억5000만원에 달했다. 중국 패션 매장의 개점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귀여운 곰 캐릭터, 중국인 정서를 사로잡다

이랜드그룹의 캐쥬얼 브랜드 '티니위니'가 지금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티니위니는 곰을 귀여운 캐릭터로 형상화해 국내 최초로 '키덜트(kidult·어린 시절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한 성인)' 장르를 개척한 브랜드다. 남자 곰은 '윌리엄', 여자는 '캐서린'으로 불린다.

지난 2004년 9월 중국에 진출한 티니위니는 곰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정서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모든 매장 입구에는 초대형 곰 인형이 세워졌다. 고객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뜨거웠다. 티니위니 매장은 백화점 고객들이 캐릭터와 사진을 찍기 위해 한 번쯤은 반드시 찾는 명소가 됐다. 품절 상품을 한동안 공급하지 않는 '희소화 전략'도 고객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가방에 매다는 앙증맞은 캐릭터 사은품에서 엽서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일관된 '캐릭터 마케팅'은 주효했다. 브랜드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매출은 급증했다. 글로벌 브랜드가 즐비한 백화점에서 매출 1~2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캐릭터가 새겨진 티셔츠가 동이 나버렸다. 그래서 '광저우아시안게임'의 여섯 번째 마스코트는 '티니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랜드 중국 1조원 돌파의 핵심 브랜드는 '티니위니'

중국의 백화점에 입점하기 위한 'MD(Merchandise Development)' 심사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요즘 중국 백화점들은 티니위니를 유치하기 위해 백화점이 받는 수수료를 낮춰주고 백화점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매장을 내주며 끌어가기에 바쁘다.

지난 9월 중국 상하이 최대 쇼핑몰 ‘강후이 광장’ 에 오픈한 이랜드그룹의 캐쥬얼 브랜드 ‘티니위니’. 개장 당일 2만여명의 중국 쇼핑객들이 찾을 정도로 매장은 온종일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티니위니 매장은 가히 '빛의 속도'로 늘어났다. 2004년 다섯 개로 출발한 매장 수는 올해 10월 말 현재 573개로 증가했다. 7년 만에 100배 이상 커진 것이다. 유명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인 '폴로'가 상하이 백화점에 매장이 4개뿐인 것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대단한 성장세인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2009년 한 해 동안에만 문을 연 매장 수가 152개에 달한다. '비공인 세계 신기록'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올해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를 비롯해 이랜드, 스코필드 등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 삼총사' 등 18개 브랜드를 통해 중국 시장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국내에서 연간 매출이 800억원가량인 티니위니의 경우 중국 진출 3년 만에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올해는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중국 이랜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 진출 18개 브랜드 중 매출 규모와 성장속도에서도 단연 1위를 차지했다.

단일 '1조원 브랜드'로 가장 유력

티니위니는 중국에서 폭넓은 구매층을 확보하고 있다. 400만명 가까운 중국인이 지난 1년간 한 벌 이상의 티니위니 옷을 구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중국 내 매출이 2500억원에 이르러 올해 연간 매출 3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티니위니는 그러나 지금까지는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난 수년간 국내 패션기업들이 부러워할 성적을 거뒀지만 아직도 티니위니는 배가 고프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백화점과 더불어 대형 쇼핑몰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티니위니의 경우 쇼핑몰에서 입도선매식으로 입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브랜드 품격 차원에서 선별해도 티니위니는 100개 이상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타깃 고객층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여성이 주요 고객층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남성과 아동으로 고객 스펙트럼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남녀노소가 모두 즐겨 찾는 중국의 '국민 패션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것이 티니위니의 새로운 전략이다.

중국을 넘어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은 중국과 문화 및 패션코드가 비슷해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 브랜드 중 티니위니가 단일 브랜드로 가장 먼저 중국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 만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