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새 전문가' 최종수(46)씨가 집짓기, 알품기, 새끼 기르기 등 둥지 속 새들의 놀라운 사생활을 기록한 책 '새들의 둥지속 365일'을 펴냈다.

336쪽의 책에서 저자는 쇠딱따구리의 둥지를 재활용하는 곤줄박이, 수심 얕은 곳에서 수영을 가르치며 새끼를 업어 키우는 육아 전문가 논병아리, 여덟 가지 비밀을 간직한 팔색조 등 30종의 새 둥지 속 세상을 클로즈업한다.

또 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가까운 웅덩이에서 물을 적신 뒤 젖은 깃털로 알을 품는 꼬마물떼새, 일처다부의 독특한 번식 습성에 아빠새가 지극정성으로 새끼를 품어 키우는 물꿩, 우리나라에서 최초 촬영된 곤충 전문 사냥꾼 쇠솔딱새 등의 얘기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책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새 둥지 건축술의 비밀도 낱낱이 밝힌다. 이끼와 거미줄을 혼합해 둥지의 대강을 만든 뒤 거미줄로 접착력을 높여 둥근 공 모양의 둥지를 만드는 오목눈이, 물위에 수상가옥을 짓는 물닭·논병아리·쇠물닭, 거미줄로 강아지풀 줄기를 정교하게 붙여 조롱박 형태의 둥지를 만드는 개개비사촌, 천연 재료인 이끼를 이용해 '생태주택'을 짓는 긴꼬리딱새 등 새들의 정교한 집짓기 현장을 그대로 포착했다.

20여년 새와 동고동락해온 저자가 국내 곳곳을 누비며 촬영한 300여컷의 새 사진은 저자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조류도감으로 소장하고 싶을 만큼 생생한 모습을 담고 있다.

'새 전문가'답게 멸종 위기종 등 반드시 보호해야 할 새, 탐조 수칙, 조류 촬영 에티켓 등 알짜배기 정보도 꼼꼼하게 수록했다.

저자 최씨는 경남대 생물학과에 입학하면서 새와 첫 인연을 맺은 뒤 주남저수지 등 전국을 누비며 20여년 새를 관찰하고 기록해왔다. 한국생태사진가협회 회원이며,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장을 맡고 있다. '탐조여행-주남의 새', '우포늪 가는 길'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