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안에 털이 깔려 있는 어그(ugg)부츠는 날이 추워질수록 불티나게 팔리는 상품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6000여 켤레의 어그부츠가 팔려나갔다. 문제는 가격이 워낙 천차만별이라 어떤 것을 사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 1만~2만원대 제품부터 20만~30만원, 때론 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대체 뭐가 다른 걸까. 호주산 양털과 양가죽으로 만들었다는 33만5000원짜리 브랜드 제품[이뮤(emu)]과 G마켓에서 판매하는 2만9800원짜리 제품을 일주일 동안 신고 비교해 봤다.
먼저 색상과 냄새.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 가죽 냄새와 빛깔에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큰 차이는 없다. 30만원대 제품은 천연 양가죽에 색상을 입힌 만큼 염색이 자연스럽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지만 2만원대 제품은 인공 가죽과 합성고무 냄새가 심했다. 하지만 염색도 말끔했고 오래 신어도 오염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비싼 제품이 좀 더 낫지만 싼 제품도 그럭저럭 제 몫을 한다는 얘기다. 따뜻함도 큰 차이는 없었다.
문제는 감촉. 30만원대 제품은 발을 넣으면 보송보송한 천연 양털이 발을 촘촘하게 감싼다. 처음엔 신발이 조금 작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루 이틀 지나고 양털의 숨이 살짝 죽으면서 비로소 발에 딱 맞게 변한다. 오래 신어도 양털이 눅눅해지지 않고, 푹 꺼지는 느낌이 없는 것도 장점이었다. 반면 2만원대 제품은 인조 양털로 속을 채워 며칠 만에 털이 금세 꺼졌고, 때로는 옷에 묻어나기도 했다.
발수 기능에도 차이가 있었다. 30만원대 제품에 물을 살짝 뿌려봤다. 바로 흡수되지 않고 물방울이 신발 위에 송글송글 맺혔다. 휴지나 천으로 금방 닦아내면 되니 편하다. 반면 2만원대 제품은 물을 뿌리면 바로 흡수됐다. 자국도 남았다. 어그부츠는 오래 신으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깔창 청소를 할 수 있는 게 좋다. 30만원대 제품은 깔창을 갈아 끼울 수 있는 데다 세탁기에 넣고 빨아도 금세 깔창에 달린 털이 보송보송해졌다. 2만원대 제품은 깔창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니 털이 많이 빠졌다.
최종 결론. 겉모양과 따뜻함만 생각하고 산다면 30만원대 제품과 2만원대 제품이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제품 속까지 따지는 소비자라면 다시 생각해볼 것. 내구성·발수 기능에선 천연 양털 제품이 월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