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림의 카리스마를 돌려달라!'
SBS 인기 드라마 '대물' 시청자들이 한목소리로 극 중 서혜림(고현정)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물'은 작가와 PD 교체라는 내홍 속에도 빠른 전개와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20%대 중후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만큼 시청자의 기대치도 덩달아 상승, 극 초반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잃고 '도덕 교과서' 캐릭터로 전락한 서혜림에 대한 아쉬움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권상우가 맡은 하도야는 실감 나는 '눈물-콧물 오열 연기'로 호응을 얻으며 서혜림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카리스마 잃어버린 고현정, 이유는…?
일각에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서혜림이 주인공이라더니 비중이 갈수록 줄어든다', '서혜림이 빠진 하도야와 강태산(차인표)의 대결 구도 드라마다' 등의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물'의 제작관계자는 "초반 서혜림의 에피소드가 너무 강했다. 현실을 연상케 하는 소재들이 시청자들에게 깊이 와 닿았던 것 같다"며 "남편을 잃은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극 후반 대통령이 되면서 예전의 카리스마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서혜림이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며 "이런 시련을 극복하고 16회(11월 25일 방송)부터는 서혜림이 대권에 출마하며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또한 대권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누구와 손을 잡느냐가 재미요소로 작용하게 된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1회부터 6회까지 '대물'을 연출하고 하차한 오종록 PD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서혜림 캐릭터는 원래부터 정치에 대한 마음 하나로 대통령이 되는 사람"이라며 "그는 정치적 베이스가 있는 사람도, 확실한 대안이 있지도 않다. 단지 정직하고 소박한 마음만을 품은 채 국가 원수가 되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연출을 놓은 후 방송된 '대물'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 심란할 것 같았다"며 "'대물'은 철저하게 서혜림 중심의 드라마다. 서혜림이 극의 주인공이다"고 못 박았다.
▶원작만화 '대물'에서는 하도야가 주인공!
드라마 '대물'은 유동윤 작가에 의해 집필됐으나, 드라마 방영 전 황은경 작가로 교체됐다. 이후 4회 만에 황 작가가 하차했고, 현재는 유 작가가 재투입돼 극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원래 박인권 원작 만화의 '대물'은 서혜림이 아닌 하도야가 주인공이다. 유동윤 작가가 초반에 집필했던 드라마 '대물'의 극본 역시 하도야가 주인공이었다. 최근 황은경 작가-오종록 PD가 하차하면서 하도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하도야의 곰탕 만들기 수련과정 역시 원작에서 차용된 부분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대물-식객편을 보는 듯하다', '스토리가 산으로 갔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대물'은 매회 다양한 이슈로 인기몰이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초반의 일방적인 열렬한 호응보단 여러 우려가 뒤섞여 있다.
'대물'의 제작관계자는 "현재 '대물'의 현장 분위기는 현장 사진에서 보이듯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하다. 교체된 PD와 작가 역시 출연진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총 26부작 중 현재 13회가 방송된 '대물'이 최근 불거진 여러 사안을 말끔히 해결해 초반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회복해 스퍼트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현민 기자 gat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