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한 선수가 수영장에서 면도를하고 있다.

16일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 수영장에는 결승전을 앞둔 각국 선수들이 자유롭게 훈련을 하고 있었다. 가볍게 몸을 푸는 선수들부터 마치 결승전을 치르는 듯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선수들까지 각양각색이다. 한데 특이한 광경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 많은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와중에 유유히 면도를 하는 카자흐스탄의 한 선수. 가슴부터 겨드랑이, 아랫배까지 털끝도 하나 남기지 않으려는 심산인지 신중한 모습으로 면도를 하고 있었다. 한데 더욱 당황스러운 장면은 여자 선수로 보이는 동료가 다가가더니 자연스럽게 면도를 도와주는 것. 많은 선수들과 관중들의 시선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면도를 하는 선수 앞에 있던 수북한 털을 보유한 선수만이 슬그머니 다가가 볼 뿐이었다.

'털끝 하나도 남기면 안돼'. 정말 신중하게 면도를 한다.

광저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나도 깍아야 하나' 한참을 지켜보던 그 선수는 수북한 털을 보유했기 때문인가 보다.
한 여자 선수가 다가간다.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 없는 와중에 오직 한 선수만이 면도를 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 남자 수영선수가 16일 여자 동료의 도움을 받아 등에 난 털을 제거하고 있다. 제모와 기록과의 연관성은 입증된 바 없지만 털이 많은 선수의 경우 저항을 줄이기 위해 털을 깎곤 한다.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과 대회관계자들이 지나다녀도 아랑곳하지 않고 면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