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아내가 결혼했다'를 연출한 정윤수 감독의 '두 여자'가 공개됐다. 정 감독의 결혼과 사랑을 주제로 한 3부작의 마지막 편인 '두 여자'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결혼제도와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전작들 보다 한층 더 파격적이고 농도 짙은 정사 신으로 관객들을 긴장시켰다.
영화는 시작하면서부터 정준호와 신은경의 진한 정사 신이 펼쳐진다. 이에 뒤질 새라 정준호와 심이영은 과감하고 도발적인 베드 신을 연출한다. 신은경의 원나잇스탠드 신은 충격적이다. 그리고 두 여자는 첫 만남부터 마지막까지 다 벗은 몸이 연결고리가 된다.
영화 내내 여배우들의 노출과 베드 신이 쉴 틈 없이 나오지만 결코 이야기에서 벗어나거나 천박하지 않다. 여주인공의 감정들이 그대로 몸에 담겨있다. 임권택 감독의 1997년작 '창'에서 과감한 노출과 베드 신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신은경은 13년이란 세월만큼 더욱 진해졌다. 억지로 힘주는 과감함보단 자연스러우면서도 뜨거운 전라연기로 부부관계의 리얼함을 극대화 했다. 젊은 남자 요가강사와의 베드 신은 포르노그래피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한 충격까지 준다. 심이영은 강한 캐릭터로 비쳐지지만 연약하고 가녀린 몸이 남자에게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한다. 특히 불륜이란 비정상적인 관계에 모든 감정이 부서지면서도 매달리게 되는 위태한 사랑을 그녀의 작은 몸이 대변한다.
그동안 한국판 '색, 계'라는 타이틀을 단 영화들이 제법 있었다. 대부분 노출 수위와 베드 신만 강조했지만 부실한 이야기로 '색, 계'란 타이틀을 무색케 했다. 그러나 '두 여자'는 '색, 계'에 못지않은 격정적인 베드 신 과 리얼함, 이야기로 성인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두 여자'는 잘 나가는 건축가이자 교수인 윤지석(정준호)과 산부인과 여의사 한소영(신은경)의 행복한 결혼 생활이 윤지석이 제자이자 요가강사인 수지(심이영)와 불륜관계에 빠지게 되고, 우연히 이를 눈치챈 한소영이 남편의 여자인 수지에게 접근해 자매처럼 가깝게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18일 개봉한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