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초능력자' 의 김민석 감독은 강동원이 사진처럼 갇혀 있다가 세상에 나온, 덜 자란 아이 같은 스타일을 하기를 원했다. 사진제공=영화사 집

최근 포털 사이트에서 뭘 해도 화제인 배우 강동원의 이름을 쳐 보면 '베이비펌'이 연관 검색어로 함께 뜬다. 11월 11일 개봉하는 영화 '초능력자'에서 강동원은 아기 머리카락처럼 꼬불꼬불한 베이비펌 스타일로 등장한다. 이 베이비펌이 지난해 말 '하이컷' 화보에서 영감을 얻어 '초능력자' 속 헤어스타일로 결정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초능력자'뿐 아니라 '마더', '아저씨'에서 스타일링을 담당한 황현규 분장실장은 "초능력자라는 설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어떤 헤어스타일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초능력자'의 강동원의 헤어스타일로 고려된 여러 가지 다른 모델들의 비주얼 자료. 사진제공=영화사 집

▶김민석 감독 "덜 자란 아이같았으면"

'초능력자' 강동원의 헤어스타일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지난해 말 '하이컷' 화보.

'초능력자'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민석 감독은 원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사는 초능력자'라는 설정을 위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덜 자란 아이같은 느낌을 원했다. 이를 위해서는 그리 튀지 않는 평범한 스타일이 나을 것 같다는 것이 당초 생각이었다. 생머리에 모범생 스타일의 평범한 머리는 강동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강동원이 평범한 스타일을 한다고 해서 가려지는 외모가 아니기 때문에, 더 개성있는 스타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두드러졌다. 또 전작 '의형제'와 구별이 잘 가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날카로운 성격, 머리카락으로 보여주자

이 때문에 고민하던 제작진은 초능력자의 날카로운 성격이 머리카락에서 느껴지면 좋겠다는 데 생각이 미쳐 '호일 퍼머' 스타일을 제안했다. 곱슬이나 반곱슬 머리카락인 사람들의 성격이 만만찮다는 이미지를 가져오기로 한 것. 하지만 흑인이나 뮤지션들이 많이 하는 이 스타일은 잘못하면 너무 튀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강동원은 지금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망가지는'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헤어스타일이 외모를 너무 기괴하게 만드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여러 가지 다른 헤어스타일이 고려됐지만 결정은 쉽지 않았다.

▶강동원이 하면 화보, 사실은 '누가 어울리겠나'

어느 정도의 스타일 변신을 할까 논의하던 중, 제작진은 비주얼 자료 중 '하이컷' 화보를 보고 '초능력자의 성격을 보여주면서도 너무 튀지 않는 '어린 왕자' 같은 퍼머 스타일이 캐릭터와 딱 맞다'고 판단했다. 강동원이 기존에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라는 점도 지지를 얻어, 처음에 원하던 평범한 스타일과 호일 펌의 중간 정도인 베이비펌을 택하게 됐다. 강동원 역시 강렬한 역할에 잘 맞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만족했다고. 덕분에 베이비펌은 유행 예감이지만, '초능력자' 제작 관계자는 "베이비펌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 보면 '아줌마 파마'다. 강동원 아닌 보통 사람들이 하면 누가 어울릴까 싶다"고 평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