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 강릉시에서 외지인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관광도시 강릉이 자살장소로 오명을 쓰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5일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15분께 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 야산 임도에서 고모(39·서울시), 배모씨(22·여·서울시)가 승용차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승용차 안에는 연탄이 피워진 흔적이 발견됐고, 배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부모님께 먼저 가서 미안하다. 예전부터 생각해 왔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4시께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저수지 인근 주차장에서 K씨(71)가 트럭 적재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차량에는 타다 남은 연탄 2장과 화덕, 유서가 발견됐고, K씨 역시 자살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30분께 강릉시 강문동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 J씨(48·경기 성남시)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오전 7시30분께 강릉의 한 병원 1층 화장실에서는 이 병원에 입원 중인 L씨(48)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간호원이 발견했다.
회사원 김남관씨(35·강릉시)는 "최근 강릉에서 자살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뜬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관광도시 강릉이 자살 유명장소로 부각되는 것은 아닌지 괜스레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주부 권은영씨(35·여·강릉시)도 "영국(남부 이스터본 부근의 절벽 비치 헤드)에 자살 명소로 유명한 절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릉도 그런 오명을 쓰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씁쓸해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강릉에서만 자살 사건이 4차례 발생하자 강원도광역정신보건센터는 이날 강릉시 옥천동 홈플러스 정문 앞에서 자살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