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 스포츠조선DB

남자 핸드볼의 '월드스타' 윤경신(37·두산 베어스)은 태릉선수촌 박사다. 1990년 핸드볼 대표로 뽑히면서 인연을 쌓은 태릉선수촌 생활이 올해로 20년차다. 주요 건물은 눈감고도 찾아가고 선수촌 식당의 식단도 요일별로 줄줄 외울 정도다.

인맥도 풍성하다. 핸드볼은 물론 각 종목에 지인들이 깔려있다. 소탈한 성격과 능수능란한 입담, 큰 키(2m3)에서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 덕분에 주위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요즘에는 자신보다 20㎝가까이 더 큰 농구대표팀 하승진(25·2m21)을 올려다보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키워나가고 있다. 각 종목 코칭스태프들과도 친하다. 후배들이 속속 코칭스태프로 변신하고 있어 종종 만나 그때 그시절 얘기를 나눈다.

태릉선수촌 터줏대감인 윤경신이 자신에게 꼭 맞는 역할을 맡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선수단 기수로 뽑혔다. 선수단 내 두툼한 인맥이 한 몫했다. 건장한 체구에 잘생긴 얼굴 덕택도 봤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표생활 20년, 아시안게임 6번째 출전이지만 기수로 선정된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몇번 추천받았지만 고사를 거듭했다. 윤경신은 "그때는 어려서 뭘 몰랐나보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첫 기수로 선정된만큼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윤경신이 중점을 두는 부분은 선수단과의 조화다. 윤경신은 "기수와 선수단과의 간격이 적당하지 않으면 보기에 좋지 않다. 이제까지 주요대회 개회식 선수단 입장 비디오를 보면서 '적당한 간격'을 몸에 익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목표는 뚜렸하다. 금메달이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중동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4위에 그친 것을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나이가 있는만큼 경기 분수령에서 조커로 나서 분위기 전환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도전은 아직 미지수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윤경신은 "몸상태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학업(경희대 체육학 석사과정)을 고려해 올림픽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