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베드신'이란 문구는 누구에게나 침을 꿀꺽 삼키게 한다. 게다가 3D라면 더하다.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한 베드신을 볼 수 있다는 화제의 3D 멜로영화 '나탈리'. 영화 상영시간 중 1/3이 베드신인 이 영화, 관객들에게 '나라면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배우들이 대체 어떻게 연기를 했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대선배 이성재와 첫 촬영부터 전라로 베드신을 찍은 신예 여배우 박현진이 '베드신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녀 또한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베드신 수위가 높아 깜짝 놀랐다고.
▶격렬한 베드신에 멍도 들까? (X)
박현진의 대답은 'No'. 강도 높은 베드신을 찍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상처까지 입는 일은 없다. 그렇다면 영화 속 박현진의 몸에 있던 멍은 무엇일까. "영화를 보는데 제 몸의 멍 자국이 보이더군요. 무용과 학생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4주간 치열하게 무용 연습을 하면서 생긴 상처예요. 베드신 때문에 멍이 들진 않았어요." 이를 가리기 위해 베드신을 찍기 전 몸에 파우더를 발랐지만 다 가리진 못한 듯 하다고.
▶베드신 촬영에는 각본이 없다? (X)
흔히 베드신을 실감나게 연기하려면 실제로 몰입한 듯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야릇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성재는 "베드신 촬영을 시작하면 최장 10분은 배우들끼리 알아서 진행해야 해서 조금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배우인 만큼 '알아서' 한다고 정해진 게 없는 것은 아니다. 박현진은 "아무리 몰입을 해도 즉흥적으로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제시한 이미지에 맞게 배우들끼리 동선과 동작, 감정선을 맞춰야 해요. 특히 3D 촬영인 만큼 카메라 앵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고요."
▶베드신 촬영은 액션보다 힘들다? (Y)
베드신은 정말 힘들다. "한 베드신당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는 대답이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베드신을 찍기도 했어요. 촬영이 17회 안에 끝나야 해서 베드신이건 다른 장면이건 정말 바빴죠." 현장에 적응하는 게 급한 신인 여배우로선 아주 힘든 촬영이었다. "이성재 선배는 이번 영화가 3~4개월 찍은 영화보다 더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 종일 베드신을 찍으면 식사 시간은 있을까?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촬영에 집중하다 보니, 식사를 거의 못했어요. 아무래도 몸에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고요."
▶리얼한 베드신, 혹시 사심(?)은? (X)
박현진은 단호하게 'No'를 외쳤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다. "관객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위를 작위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 연기했어요. 리얼하게 보였다면 연기가 성공적이었다는 거죠. 배우들 모두 '공사'를 철저하게 했어요. 게다가 이성재 선배는 절대 불필요한 접촉을 할 사람이 아니죠." 극 중 조각상의 모델이 되는 박현진은 헤어누드를 불사하는 파격연기를 선보인다.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불필요한 긴장감 때문에 스태프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카메라 앞에서는 숨을 곳이 없잖아요." 미소짓는 그녀는 당당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