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개콘'의 터줏대감 개그맨 박성호가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박성호는 28일 오전 5시 57분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신교로터리에서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단속 중이던 경찰에 적발됐다.

앞서 이달 초에는 개그맨 이상구가 술자리에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일이 있었다. 이 일로 출연 중이던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스타'를 자진 하차하기도 했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차례 개그맨들의 사건 사고가 일어난 것.

두 사람 외에도 지난 4월에는 조원석이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기도 했으며 3월에는 김태현이 폭행시비에 휘말려 경찰의 조사를 받은 일도 있었다. 또 곽한구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외제차를 절도하면서 충격을 던졌다. 1월에는 개그맨 이혁재가 인천의 룸살롱에서 폭행 시비를 일으키면서 물의를 빚고 현재까지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물론 개그맨 뿐 아니라 가수나 배우들도 종종 사건, 사고를 일으키거나 휘말리지만 올해 들어 특히 개그맨들의 '물의 릴레이'는 계속되어 왔다. 개그맨들의 사건, 사고가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모 개그맨의 소속사 관계자는 "개그맨의 경우, 배우나 가수들에 비해 소속사 차원 관리가 어렵다.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배우들이나 아이돌 가수들에 비해 개그맨들은 소속사의 터치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편이다. 개인 활동이나 사생활이 많이 보장된다"며 "단체로 활동하거나 매니저가 줄곧 따라 붙는 시스템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과 영역에 대해 존중 혹은 방치하기 때문에 소속사에서도 모르는 새에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 방송사 예능국 관계자는 "개그맨들의 경우, 자신들이 출연할 코너에 대해 기획부터 대본, 연습, 연기하기 까지 받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으로 심하다. 연기자나 가수들에 비해 창작의 고통이 따르는 경우가 더 많다"며 "만들어진 대로 연기하거나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본인들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 스트레스가 누적돼 경거망동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개그맨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거나 시비에 휘말리는 것은 가수나 배우에 비해 매니저나 소속사, 방송사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코미디 창작의 과정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란 설명이다.

톱 배우나 가수, 유명 아이돌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덜 타는(?) 개그맨들은 사적인 만남이나 자리를 갖기 쉽고 자유 의지도 강한 편이다. 웬만한 배우나 가수의 경우, 사적인 자리에조차 매니저가 동석하면서 이른바 '밀착 마크'에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개그맨들은 자유가 보장되는 만큼 그것이 방종으로 흐르지 않도록 스스로를 더욱 다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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