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최정화의 개인전 〈화양연화(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가 11월 19일까지 독일 베를린 안도파인아트(AANDO Fine Art) 갤러리에서 열린다.
최정화는 플라스틱 소쿠리나 컵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등장시켜 '일상'이 '예술'이 되는 작품을 보여왔다. 지나치기 쉽고 허드레한 것으로 여겼던 잡동사니를 예술작품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생생활활〉은 1500여개의 풍선을 불어 만든 대형 작품으로, 화려하게 타오르는 불꽃이나 기(氣)를 드러낸다. 부풀어 올랐던 풍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하나 바람이 빠지거나 일부는 바닥에 떨어진다. 한때 기세 좋게 타오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쇠퇴하는 인간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풍선은 캔버스에 떨어뜨린 물감처럼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싸구려 중국 화병(花甁)을 쌓아 만든 설치 작품은 버려지기 직전의 것을 모아 만든 것이다. 폐기 처분 직전의 화병을 2~3개씩 쌓고 붙여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했다. '과연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인간 스스로 자신들이 만들어낸 생산품을 쉽게 버리는 행위를 되돌아보게 한다. 최정화는 갤러리뿐 아니라 베를린 비엔날레로 유명해진 아우구스트 거리에서 건물 외벽을 빨갛고 파란 거대 천으로 꾸민 〈웰컴〉이란 작품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작년 베를린에 안도파인아트 갤러리를 연 변원경 대표는 "이번 전시는 작년 10월부터 준비해왔다"면서 "베를린 관람객들이 작가의 신선한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49)30-2809-3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