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아찔' 맨다리…'흥행 포스터의 법칙'
'섹스 어필하려면 여배우의 맨 다리를 강조하라(?)'
섹스 어필하는 방법은 많다. 영화 포스터에 한정해서 말하면, 여배우의 맨 다리 노출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28일 개봉하는 '나탈리'(감독 주용중)의 포스터가 단적인 예다. 신인 박현진의 한쪽 맨다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붉은 드레스 차림의 박현진이 이성재의 다리에 올라앉아 온몸을 밀착하고 있고, 이성재는 오른손으로 박현진의 엉덩이 부위를 만지고 있는 포즈다. 관객의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나탈리'는 국내 최초의 3D 베드신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전라의 두 배우가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 적나라한 장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조각가와 모델이 주인공인 영화답게 헤어누드까지 등장한다. 영화 포스터는 박현진의 맨 다리로 이런 노출 수위를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나탈리'의 포스터는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지난해 화제작 '박쥐'(감독 박찬욱)다. '박쥐' 포스터는 김옥빈이 맨 다리를 드러낸 채 거꾸로 매달려 송강호의 목을 조르는 포즈로 관심을 모았다. 너무 파격적이라는 이유로 심의가 반려됐을 정도다. '박쥐'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 송강호가 친구의 부인과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옥빈은 도발적인 베드신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탈리'와 '박쥐' 포스터는 여배우의 노출 자체가 심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지가 강렬하다. 검은 바탕에 드러난 여배우의 하얀 맨 다리, 붉은 드레스와 립스틱으로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백치미를 강조하는 표정과 화장법도 닮았다.
'맨 다리 포스터'는 그 전에도 꽤 많았다.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감독 임상수)는 강수연, 진희경, 김여진이 바닥에 누운 채 맨다리를 허공에 드러낸 포즈로 충격을 줬다. 내용 역시 성에 대한 미혼 여성들의 생각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바람난 가족'(2003·감독 임상수)도 빼놓을 수 없다. 문소리가 다리를 벌린 자세로 삐딱하게 의자에 앉아 있는 포스터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물론 주요 부위는 영화 제목으로 가렸지만, 그 점이 오히려 묘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30대 유부녀가 옆집 고등학생과 불륜에 빠진다는 스토리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이처럼 도발적인 포스터에서 여배우의 맨 다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여배우의 하얗고 긴 다리가 주는 강렬한 성적 이미지다. 허벅지까지 드러내는 사진은 고혹적일 수밖에 없다. 가슴 노출에는 한계가 있고, 입술 같은 부위는 시각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