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9일 뉴욕타임즈는 브라질발 뉴스를 믿지 않았다. 현지 취재 기자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이 잉글랜드에 1대0으로 이겼다고 썼다. 하지만 뉴욕타임즈 편집국은 미국이 0대10으로 졌다고 바꾸었다. 당시에는 정보통신이 발달하지 않은데다 축구 최약체였던 미국이 종주국 잉글랜드를 이기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판단해서였다. 경기전 도박사들이 제시한 미국의 승리확률은 500분의 1에 불과했다. 잉글랜드 언론들도 1대0으로 승리한 팀이 미국이 아닌 잉글랜드로 바꾸어썼다.
미국이 1대0으로 승리한 이 경기는 축구의 의외성을 얘기할 때 항상 회자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경기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한국시각)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번이 홈에서 열린 라이벌 페예노르트와의 경기에서 무려 10대0으로 승리했다. PSV는 전반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무려 8골을 터뜨렸다. 공격수 조너선 레이스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두 팀은 매 시즌 아약스와 함께 우승을 다투는 네덜란드 리그의 빅3팀이다. 최근 페예노르트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중하위권으로 처져있지만 10골차 패배는 이변을 넘어 102년 구단 역사에 남을 치욕이 아닐 수 없다.
프레드 루튼 PSV 감독은 "우리팀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반면 마리오 빈 페예노트르 감독은 "우리 역사에 어두운 면을 남겼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