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프로바둑에서 九단 승단은 어떻게 하고 九단은 몇명인가요?
프로 바둑에서 최고단인 九단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일본·중국에는 九단이 몇명이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독자 장홍운
A : 기전(棋戰)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과 특별 승단제 방식을 병행
九단은 한국 52명, 일본 110명, 중국 26명… 중국선 17살짜리도
바둑의 九단(프로 단은 한자, 아마추어 단은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은 입신(入神)이란 별칭으로 불립니다. 과거엔 九단이 되려면 아무리 뛰어난 기사라도 10년 이상 걸렸지만 요즘엔 박영훈 九단처럼 프로 데뷔 4년7개월 만에 입신 대열에 오르는 기사도 생겨났습니다. 한국기원이 2003년부터 실력을 반영하는 새로운 승단 규정을 만든 것이 '젊은 九단'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새 승단 규정은 세계대회서 우승할 경우 3단, 국내 1~3위 기전 우승은 2단, 국내 4위 이하 기전 우승은 1단씩 올려주는 식으로 특별 승단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실력과 단위를 연동하면서 3국 간의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4년 전 17세6개월의 나이로 九단에 올랐던 중국 천야오예(陳耀燁·21)가 현재 세계 최연소 입신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93년 1월생인 한국의 박정환 八단은 최단 기간 입신 기록에 도전 중입니다. 일본에선 이야마(井山裕太·21)가 20세4개월 때 자국 최연소 九단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특별 승단 자격에 해당되지 않아도 승단하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국내 10개 프로 기전 예선전 첫판 승패를 점수화, 소정의 점수가 넘을 때마다 한 단씩 오르도록 한 것입니다. 옛 승단대회를 대체한 이 방식으로도 매년 1~2명씩의 노장급 九단이 배출됩니다.
2003년 이전까지 열리던 별도의 승단대회는 대국료 등 실익이 없어 폐지됐습니다. 95년 입단한 이세돌이 2003년에야 三단이 됐던 것은 승단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이로 인해 '이세돌 법'이라고 불리는 승단 개혁안이 만들어졌고, 이세돌은 이 제도 도입 후 불과 4개월 만에 三단에서 6계단을 뛰어 九단이 됐습니다.
현재 九단의 숫자는 한국이 52명, 일본 110명, 중국 26명 등 전 세계적으로 아직 200명도 되지 않습니다. 일본의 '십단(十段)전'은 타이틀전 이름일 뿐이며, 한국엔 오직 九단들에게만 출전을 허용하는 '맥심배 입신최강전'이란 타이틀전〈사진·대회 광경〉이 매년 치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