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투자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미 투자전문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생애 가장 잘한 투자는 '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로저스 회장은 17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가장 잘 한 투자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때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맙소사, 내가 틀렸었다. 이제는 내가 (가족에 투자한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이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잠재성을 밝게 보고 있는 로저스 회장은 2007년 미국 뉴욕의 집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이사했다. 딸에게 영어와 중국어를 모두 가르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 환경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지만 중국보다 싱가포르가 언어 교육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는 2003년, 2008년에 각각 득녀했다.
로저스 회장은 '가장 못 한 투자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가 1970년대에 주식에 투자했던 돈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일화를 소개했다.
"내가 여전히 시장과 경영을 잘 몰랐을 때였다. 1970년 1월에 내가 가진 돈 전부를 풋옵션에 투자했다.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생각했다. 주가가 바닥을 친 날 풋을 팔면서 3배의 수익을 올렸다. 2개월 후 나는 몇몇 기업을 상대로 공매도(숏 셀링)을 했다. 그런데 다음 몇 개월 동안 시장이 계속 강세를 보였고 주가는 랠리를 이어갔다. 결국 투자금을 완전히 다 잃었고 손해를 봤다. 다만 내가 공매도했던 기업들은 당시 2년 내에 파산했다. 물론 그 기업들보다 내가 먼저 끝장난 것은 사실이다. 이때 사건으로 인해 내가 시장과 투자 시기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부터 배울 점'으로 "단기로 빌리지 말고 길게 빌려주지 마라. 과도하게 빌려주거나 지나치게 소비하는 것을 경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로저스 회장은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교육'을 꼽았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교육 덕분이다. 나는 예일대에 진학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이 괜찮았고 장학금을 받아 옥스퍼드대에 갔다. 내 고향인 앨라배마의 소도시에서 날 탈출시켜준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만들었다. 서른 일곱살 때 펀드매니저를 그만둔 로저스 회장은 1990~1992년에 오토바이를 타고 52개국을 거쳐 16만 킬로미터를 달리는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섰다. 그는 당시 여행을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Investment Biker)'라는 책으로 써냈고 '월가의 인디애나 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9~2002년에 로저스 회장은 아내 페이지 파커와 함께 특별 제작된 메르세데스를 타고 116개 나라를 지나 24만5000킬로미터를 달려 기네스 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이번에는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Adventure Capitalist)'를 출간했다.
로저스 회장은 1942년생으로 오는 19일 68세가 된다.
입력 2010.10.18. 17:11업데이트 2010.10.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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