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허구임을 증명한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됐다. 터널 공사로 습지 파괴 논란을 빚었던 경남 양산의 천성산 생태계가 공사가 끝난 지 2년 가까이 지났으나 공사 전과 비교해 별로 변한 게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천성산 터널은 2003년부터 지율 스님이 이른바 '100일 단식'이라는 걸 하고 환경단체 등이 도롱뇽을 원고로 하는 소송을 벌이면서 세 차례 공사 중단을 겪었다. 2006년 대법원이 '도롱뇽 소송'을 기각한 후 2008년 말 공사가 완공됐고, 내달 1일 서울~부산 간 주행시간을 기존 2시간 40분에서 2시간 18분으로 22분 단축시키는 경부고속철 연장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환경운동가들은 13㎞의 터널이 지하수맥(水脈)을 건드려 20여개 습지가 말라붙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가재·개구리·끈끈이주걱 등 습지 동식물이 풍부하게 확인됐고, 올봄엔 웅덩이마다 도롱뇽이 가득했다는 보도다.

천성산 터널 반대운동은 환경단체가 국민 지지라는 큰 자산을 잃게 되는 쓰라린 계기가 되고 말았다. 일부 환경운동꾼들이 과학적 조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환경보호만 옳다는 꽉 막힌 근본주의(根本主義)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천성산 터널은 공사가 중단될 때마다 지질공학회(2003년), 환경정책평가연구원(2004년), 정부·환경단체 공동조사단(2005년)의 환경영향조사가 있었고, 충북대팀도 4년간 생태조사를 벌였다. 전문가 결론은 대부분 습지들이 터널에서 수직으로 300m 이상 떨어져 있어 아무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율 스님과 일부 환경단체는 단식과 소송을 거듭하며 총 6개월간 공사를 중단시켰고 그사이 막대한 국민 세금이 낭비됐다.

환경운동가들은 설령 터널 공사가 부분적으로 환경에 부담을 준다고 하더라도 터널 덕분에 큰 국가적 이익이 발생한다면 작은 희생은 감수하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인천국제공항 건설 때도 갯벌을 매립해 활주로를 만들면 지반이 가라앉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이들 가운데 인천공항이 5년 연속 세계 최고공항상(賞)을 받은 걸 보고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반성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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