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 4억 명품녀

‘4억 명품녀’ 김경아씨(23)는 억울해했다.

11일 김씨는 “방송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며 눈물을 떨궜다. 케이블채널 M넷의 ‘텐트 인 더 시티’ 출연 이후 ‘명품’ 논란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으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 “오늘이 마지막 인터뷰라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믿는다. 엠넷은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M넷은 “우리가 억울하다. 텐트인더시티에는 대본이 없다. 리얼이다. 조작방송도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대본의 유무’가 아니다. ‘조작방송’이냐, 아니냐다. 앞서 8일 뉴시스는 김씨가 출연한 ‘텐트 인 더 시티’의 대본을 입수, 공개했다. 그러자 M넷은 “이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 중 일부다. 대본이라고 주장하는 방송 구성안은 프로그램 오프닝부터 마무리까지 4명의 MC와 두 명의 개그맨들이 소화해야 할 전체 코너의 진행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출연자 고지 의무’에 따라 김경아씨에게 전달한 프로그램 진행안에도 사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예상 질문 7개와 출연자가 사전에 인터뷰한 내용이 간략히 명시돼 있다”고 해명했다.

뉴시스는 M넷 측의 ‘방송 구성안’과 별개로 M넷이 김씨를 만나 작성했다는 사전 인터뷰 전문도 확보했다. M넷 측이 주장하는 구성안과 비교한 결과, ‘3억원’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치했다. 김씨는 ‘4억원’은 녹화 중 작가가 화이트보드에 적어 보여주며 읽으라고 했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M넷이 작성한 사전 인터뷰 전문을 보여주자 “사전 인터뷰 전문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며 “이 내용은 작년에 케이블채널 올리브의 ‘악녀일기’ 출연을 위해 작가들과 함께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잘못된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Q. 자동차 몇 대 소유? 집에 3대 있다. 벤츠, 벤틀리, 미니쿠퍼’와 ‘Q. 명품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여자들 간의 경쟁심도 포함될까?(티아라 효민의 가방이야기)’ 등을 꼽았다.

이 질문들에는 ‘집에 3대 있다. 벤츠, 벤틀리, 미니쿠퍼. 벤틀리만 탄다’, ‘최근에 티아라 효민이 미니홈피에 가방 매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눈에 확 들어왔다. 갖고 싶은 건 꼭 갖는 성격인데 진짜 그 가방밖에 안 들어오더라. 아는 매니저, 샵 원장에게 물어봐서 팔라고 했더니 엄마 친구가 사준 거라 안 판다고 했다’는 김씨의 코멘트가 달려있다.

김씨는 “벤츠는 작년 말에 팔아서 엠넷에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또 티아라 효민의 가방이야기는 작가와 미팅 때 내가 그 가방을 가지고 갔는데 (작가가 먼저 알아보고) ‘어! 그거 효민이 미니홈피에서 봤다’고 했다. 작가가 마음대로 작성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당시 엠넷 작가와 카페에서 만나 30여분 대화한 게 전부다. 이미 그 작가는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이후 대본 리딩 한 번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M넷은 “‘악녀일기’ 측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은 맞지만 이름과 나이, 프로필 한 장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올리브 작가와 인터뷰한 내용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뷰도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김경아씨가 이야기했던 내용들이다. 모든 것은 김경아씨의 입을 통해 작성 된 것”이라고 맞섰다.

또 “김경아씨에게는 예상 질문지만 줬을 뿐 방송 구성안은 주지 않았다”며 방송구성안(대본) 전문의 출처도 궁금해 했다.

김씨는 "내가 '악녀일기' 때 작가들과 공모해 100% 사실이 아닌 내용을 함께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 M넷은 '악녀일기' 당시의 인터뷰 내용을 '텐트 인 더 시티'와 내가 작성한 것처럼 조작해 방송했다. 그런데도 끝까지 책임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는 지난 6일 전체회의를 열고 '텐트 인 더 시티'를 '경고' 조치했다. ▲사치 및 낭비풍조 등 건전한 생활기풍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여과없이 방송하고 ▲국민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하여 신중을 기하지 않은 점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5조(윤리성) 및 제28조(건전한 생활기풍)를 적용했다.

한편 M넷은 재계 14위인 CJ그룹의 계열사다. CJ그룹은 CJ미디어도 운영하고 있다. CJ미디어는 종합오락채널 tvN, 음악채널 M넷, 영화 채널CGV, XTM, 올리브, 챔프, NGC, 중화TV 등 8개 채널에다 작년 말 인수한 온미디어의 투니버스, OCN, 수퍼액션, 바둑TV, 온스타일, 스토리온, 온게임넷 등 총 18개 채널을 가동 중이다.

이재현(50) CJ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52) CJ그룹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이 CJ미디어를 총괄한다.

#S# 사진 최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