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쳐=MBC '동이'

"줄을 서시오"

MBC 월화드라마 '동이'에 지난 2000년 종영한 드라마 '허준'의 명대사가 등장해 화제다.

지난 12일 방송된 '동이' 마지막회에서는 궁궐을 나가 백성을 도우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동이(한효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동이가 이현궁으로 거처를 옮긴 지 1년. 동이가 백성의 억울함을 들어준다는 소문에 이현궁 앞마당은 천민으로 가득 차 혼란스러운 상태가 됐다. 이때 상궁이 된 애종(강유미)이 나타나 목청을 가다듬더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줄을 서시오"라고 크게 소리치며 줄을 세워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이유인즉 "줄을 서시오"는 '동이'의 연출자인 이병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던 드라마 '허준'의 명대사이자 유행어이기 때문. '허준'에서 임오근 역으로 출연했던 임현식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줄을 서시오"를 계속 외쳐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결국 한숨 돌린 봉 상궁(김소이)은 "나도 '줄을 서시오'라고 매일 몇백 번 소리치는지 몰라"라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애종은 "그런데 이거 예전에 많이 들어본 말 같지 않습니까"라고 능청스럽게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개그우먼 출신 강유미에게 능청스러운 연기를 시키며 시청자에게 '패러디한 것 맞다'라는 힌트까지 넌지시 건네준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외에도 숙빈을 꼭 빼닮았다는 오태풍(이계인)의 거짓말에 속아 결혼하게 된 오호양(여호민)은 술이 깬 다음 날 아침, 집 앞마당에 드러누워 "나 돌아갈래"를 외쳤다. 영화 '박하사탕'의 설경구가 기찻길 위에 누워 같은 대사를 외치던 장면을 패러디한 것. 오호양이 "나 돌아갈래"를 외치며 울부짖은 이유는 새색시의 뒷모습은 숙빈을 닮았지만 앞모습이 흉측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청자게시판에 "마지막 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애종이 대사 듣고 뒤집어졌다" "호양이 속아서 결혼했네 ㅋㅋ"라는 글을 남기며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코믹 패러디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12일 60회를 끝으로 종영한 '동이'는 24.3%(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